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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부부의 날, 서로에게 꽃 한 송이라도 전하는 정성을

  • 입력 2015.05.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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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왜이래? 나 백화는 이래봬도 인천 노랑집에다 대구 자갈마당, 포항 중앙대학, 진해 칠구, 모두 겪은 년이야’ 황석영의 소설 ‘삼포 가는 길’에서 창녀 백화가 시비 끝에 뱉은 말이다.

지금에야 생소하지만 백화가 읊은 곳 모두 한때 이름 꽤나 날렸던 성매매 업소들이 모여 있던 곳이다.

내가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이 곳 ‘진해’는 남녀 간의 애정을 담은 곳이 곳곳에 눈에 띈다. 묘하게도 40․50대들 사이에 인기 있었던 유행가 ‘삼포 가는 길’의 소재가 된 곳이기도 하여 바닷가 어귀를 굽이 돌아보면 삼포마을 입구에 이 노래비가 보인다.
 
이처럼 여기엔 애틋한 연모의 정이 담긴 ‘삼포 가는 길’이 있고, 전형적인 군사도시이면서 진해역과 국제항인 장천항마저 있으니 한 때 홍등가로써 얼마나 위세를 떨쳤을지 가히 짐작 가는 ‘칠구’도 있었다.
 
그러나 ‘화무십일홍’이라고 세상살이 어디 영원한 게 있던가?

그 잘나가던 ‘칠구’도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이름마저 낯설게 변한 것처럼 근래 사람들의 性풍속도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성매매 금지를 규정한 성매매방지특별법의 위헌여부가 조만간 헌재에서 판가름 날 것이고, 간통죄는 위헌판결로 이미 역사 속에 묻혔다.

경찰이 가정폭력, 성폭력 등 4대 사회악 근절활동과 함께 그간 꾸준히 성매매 단속을 펼칠 때 우리나라 이혼률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높아졌고 특히 지난해는 결혼 20년이 지난 부부들의 이혼률도 세계최고인 30%를 넘었다고 한다.
 
과거 칠구가 번창했던 시절, 한량 소리깨나 들어야 제대로 남자구실 하고 사는 양 대접받던 시절에야 비할 바 못 되지만, 이런 세태 변화도 부부간의 情만큼은 흔들지 못했으면 한다.

우리 또래들은 어릴 적 부모들로부터 ‘남들에게 가정교육을 못 받은 애라는 소리 듣지 않도록 처신 잘하라’는 밥상머리 교육을 무수히 받으며 자랐다.

그러나 지금은 나 자신부터 우리 애들에게 이런 교육을 언제 했나 싶을 만큼 기억에 가물하다.

이런 자녀들의 교육도 결국 올바른 가정환경에서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부부야 말로 사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집단인 가정의 근간이다. 가정의 근간을 흔드는 이혼을 감행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 현실이 염려되고 통계치를 볼 때 그것이 언제까지나 먼 남의 일만은 아니다.

가끔씩 내가 철딱서니 없이 굴 때면 집사람이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

‘여보, 당신 곁에 가장 오래 있을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래 맞다!, 당신이지!’

5월, 가정의 달이다. 뭔 놈의 행사, 기념일도 참 많다.

그 중에 모래 21일은 창원의 권재도 목사님이 국내 최초로 부부의 날로 정한 날이다.

꽃이라면 궁색한 나지만 최소한 이 날 만큼이라도 기념일을 명분삼아 아내에게 장미 한 송이라도 전하는 정성을 들여야겠다.

Soon Got, Soon Go 뭐든 쉽게 가져지지 않는 게 세상 이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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