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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시민스스로 법규준수와 공권력 신뢰

  • 입력 2015.06.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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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안전한 사회·진정한 치안·강한 대한민국 만든다’

 

전국 최고의 벚꽃축제인 군항제를 준비하며 겪었던 설렘과 부담감은 이제 바람결에 흩어져버린 벚꽃처럼 기억에서 잊어지고 벌써 무더운 여름을 맞고 있다.

산과 바다가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진 이 곳 진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하나의 드라마 세트장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 정도로 아름답다.

그러나 이런 정겨움과 달리 주변을 돌아보면 곳곳에 외침의 아픈 상흔(傷痕)들이 너무도 많이 남아 있다.

조선 세종 때 왜구의 노략질을 막고 교역을 위해 개항한 3포의 하나인 제포가 있고 인근엔 왜구가 축조한 왜성도 있다.

그리고 구(舊)도심지는 1912년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일본만을 위한 군항도시로 지명도 마산 진전면에 있었던 ‘진해현’의 이름을 가져와 해양패권 장악의 야욕을 품고 ‘진해’(鎭海)라 지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이곳에 거주하던 선조들을 경화동 등 외곽으로 강제 이주시킨 후 일장기를 본떠 만든 방사형의 8거리에 그들이 침략했던 8개국을 상징하는 건축물을 세우려 하였으나 한때 진해우체국으로 사용된 러시아풍 건물과 중국풍 건물 2동만 지은 채 패전하고 말았다.
 
군항제의 백미로 꼽히는 벚꽃도 광복 후 일제잔재 청산의 명목으로 모두 잘려나갔다가 그 후 왕벚나무가 한국에서 건너가 일본의 국화(國花)가 된 것을 알고는 다시 심겨진 것이라 하니 전쟁은 사람뿐만 아니라 애꿎은 꽃과 나무들에게도 큰 아픔을 남기긴 마찬가지인가 보다.

요즘 TV에서 사극 프로그램 ‘징비록’이 인기리에 방영되는 것을 보았다.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 주장에 대해 서애 류성룡 등 온건파들은 ‘백성의 불안을 부채질 한다’며 반대하고 정쟁에만 몰두한 결과 결국 조선은 이듬해 7년간에 걸친 임진왜란에 빠져 들었다.

당시 영의정이었던 류성룡이, 전란의 책임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유비무환의 교훈을 후세에 전하고자 집필한 것이 이 ‘징비록’이다.

징비록의 한 부분에는, 전쟁 직전 국내사정을 염탐코자 사신으로 왔던 왜장(倭將) 다치바나 야쓰히로가, 군사들의 성대한 사열을 본 후 연회자리에서 당시 귀하게 여기던 ‘후추’를 집어 들어 바닥에 마구 뿌리자 관리, 기녀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이를 줍느라 연회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이 광경에 그는 혀를 끌끌 차며 ‘조선이 머지않아 멸하겠구나, 이렇듯 기강이 무너졌는데 어찌 망하지 않기를 바라겠느냐?’고 중얼거렸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던 거대 로마제국도 부패와 내부분열로 멸망했듯 왜장의 말처럼 기강이 무너진 국가는 아무리 큰 국력을 가졌더라도 그에 따른 혹독한 대가를 치룬 다는 것을 바로 이곳, 진해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기강이 바로서기 위한 가장 기본바탕은 법과 원칙의 준수다. 남의 불편은 아랑곳 않고 나만 편리하면 된다는 잘못된 의식이 변하지 않고 단속공무원에게 ‘왜 나만 단속하느냐?’며 항의하는 풍경이 익숙하게 남아 있는 한, 우리 사회에서 법과 원칙은 이루기 어려운 과제로 남을 뿐이다.

경찰은, 사회 안전과 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4대 사회악’을 근절키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과 함께 과거 어느 때 보다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 쓰고 있다.

서로 합심하여 일을 잘 이룬다는 뜻을 빗댄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듯, 이 사회의 안전도 결국에는 국민행복을 지키는 수호천사로써 경찰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들 스스로 작은 법규라도 준수하고 공권력을 신뢰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일 때 비로소 외침의 상흔에서 자유로운 안전한 사회!, 진정한 ‘치안강국 대한민국’이 이루어 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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