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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 기자명 박창석 기자

<기자수첩> 합천군, '우리밀 살리기' 앞장 서야

  • 입력 2015.06.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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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생각을 하니 시인 박목월 선생이 생각난다. ‘나그네’라는 시가 머리를 스쳐가는 느낌.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 시인의 시 ‘나그네’의 일부다. 우리 밀은 1984년도에 정부에서 수매를 중단한 후 사라져 갔다. 이 땅에서 밀밭이 사라져 갈 때, 우리 합천에서는 다시 밀을 심게 하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우리 고장이 우리밀 살리기 운동의 시발점인 것이다.
 
밀은 제2의 식량이라고 하는데, 전체 수요량 중 국내에서 농사를 지어 조달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이렇게 밀 생산이 줄어들다 보니 요즘은 밀밭길을 좀처럼 보기가 힘들다. 예전에는 농촌에 밀밭이 지천이었는데, 그 곳은 농부들의 땀이 서린 노동의 현장이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채 익지도 않은 밀을 베어다 불에 구워먹던 밀사리도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았다.
 
오랜 세월 친숙했던 밀밭 풍경이 왜 우리 곁에서 사라졌을까.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쌀·보리에 이어 3대 주식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밀이 저렴한 수입산에 밀려 국내 밀 생산이 빠르게 줄었던 탓이다. 밀의 식량 자급률이 1%대로 떨어졌고, 그 자리는 수입산이 차지했다.
 
밀 수입량만 해도 식용밀 약 300만 톤, 사료용 150만 톤에 이른다. 이에 따라 외화 지출도 1조 원이 넘는다.
 
우리 밀이 수입 밀에 밀린 주된 원인은 가격 경쟁력 열세였다. 2014년 7월 이후 우리밀 40kg 수매가격은 기존 3만 6천원에서 4만 2천원으로 올랐다. 우리밀이 수입 밀보다 2.9배 정도 비싸다. 이러니 밀가루를 사용하는 식품업체나 식당에서 우리밀이 찬밥 신세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밀을 사용한 제품이나 분식류가 가격이 비싸더라도 신토불이를 옹호하는 마이나층에 힘입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 왔다.
 
우리군도 친환경과 우수한 품질을 무기로 밀가루 가공 식품공장과 판매 계약을 해서 우리밀 생산에 박차를 가했으면 한다. 농촌과 농업이 발전해야 선진국 진입의 탄탄한 기반이 세워진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입맛이 수입산 밀가루에 완전히 젖기 전에 우리밀의 참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돌리는 것을 하루 빨리 추진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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