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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거짓말로 호도하지 말라

  • 입력 2012.02.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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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이 동물들과 다른 사람의 특성임을 모를리 없고 거짓말은 인간 세계에만 있는 특유의 것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무어냐고 물으면 첫 손에 거짓말을 꼽는다.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오히려 가장 싫은 것으로 꼽히는 아니러니는 여기서 성립된다.

물론 거짓말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가하면 분위기 연출을 위한 사교적인 거짓말도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거짓말이 필요한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정의로운 사회와는 거리가 있다. 아무리 사교적이고 재미를 위한 거짓말이라해도 처세술의 묘책은 필지언정 살아가는 인생의 비법은 되지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사탕발림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확실한 죽음을 앞둔 사람을 앞에 두고 ‘당신은 살 수 있다’라고 하는 거짓말도 윤리적으로는 한번쯤 통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결국 아무런 성역없이 내뱉는 거짓말은 필요에 따른 순간적 효율성은 인정될지 몰라도 그 효용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도덕적 가치를 지나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워낙 둔감하거나 뻔뻔스러워서 거짓말을 밥먹 듯 하면서도 거짓말의 치욕을 느끼지 못하고 얼굴에 철판을 덮고 다니는 사람들이나 거짓말의 치욕을 알기는 하지만 어쩌지 못해 그냥 질질 끌려 다니는 사람이나 거짓말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자신의 잘잘못은 따져볼 생각조차 없이 허튼소리를 퉁퉁 내뱉고 다니는 힘센 사람들은 그 말에 코를 파묻고 어쩔줄 몰라하는 약한 사람들의 심사를 모른다. 마치 ‘무심코 내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비유와 같은 이치이다. 맞아 죽은 개구리가 저승에서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계속 침을 튀기며 거짓말을 해댄다. 기왕 내뱉은 거짓말이니 더욱 그럴싸한 거짓말로 앞으로만 나가게 마련이지만 결론은 뻔하다. 개인적인 인격의 파탄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뒷전에서 애꿎은 피해를 보는 말없는 다수가 있다는 사실도 뻔한 일이다.

거짓말의 진원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원래 유언비어성 거짓말에는 뿌리가 없다. 안개처럼 스멀스럼 피어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소리없이 사라지고 또 다른 거짓말이 생겨난다. 그래서 로마시인 베르길리우스는 ‘거짓말은 유성과 같다’고 했다. 소리는 분명히 있지만 근원을 알 수 없다. 반짝하면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시선을 끌지만 시간의 지속성이나 뒤끝은 언제나 개운치 않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박희태 의장 돈봉투 사건을 본인은 전혀 모른다는 말로 변명을 해대고 돈봉투 사실이 사실임을 밝혀지기 시작하자 박희태 의장은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지고가겠다며 국회의장직을 떠났다. 이 또한 거짓말이 어디까지 밝혀질 것인지…

앞으로 59일이면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게 된다. 후보자들이 국민들에게 표를 얻으려 그럴듯한 거짓말로 호도할 것이다. 후보자들은 거짓말로 유권자들을 호도하지 말고 국민들이 믿고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기 바란다.

또한 무절제한 정치적 공약은 거짓말의 대표적 케이스다. 내일이면 금방 속이 드러날 얘기를 눈썹 한 번 찡그림없이 자리모면용 거짓말로 내뱉어 버린다. 그런 사람들은 망각의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오히려 앞서가는 교활함때문에 건강한 심성은 파괴되고 양치기 소년처럼 누구말도 쉽게 믿으려 들지 않는다. 자신의 거짓말을 남에게도 적용시킨다.

장벽은 더욱 두터워지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불신 시대는 우리 곁을 떠난 줄 모르게 되는 것이다. 함께사는 사회는 이래서는 안된다. 각자 자기분수에 맞는 꼴을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꼴에 걸맞는 진실함이 소중한 것이다. 도둑놈 꼴이 박힌 사장님은 하는 일이 뻔하다. 허약한 근로자들의 땀이나 짜낼 줄 알았지 자신이 얼마나 큰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단상에서 사자후를 토하는 높은 나리들도 마찬가지다. 장사꾼은 장사꾼답게 돈을 벌고, 정치가는 올바른 자세를 보여야 국민들이 믿고 따르게 된다. 이는 지도자로서의 덕목 중 가장 으뜸인 것처럼 지도층에 있는 사람일수록 사소한 행동이나 말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거짓말은 뒷날 틀림없이 탈이 생기게 마련이다. 한번쯤으로 통할 일이 아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거짓말이 얼마나 지속성을 갖게 될 것인지는 뻔한 일이다. 그리고 그 거짓말의 지속성을 위해서 계속되는 거짓말이야 말로 엄청난 해악을 부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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