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독자기고
  • 기자명 내외일보

<독자기고> 월출산 이름의 유래와 변천

  • 입력 2011.10.06 16:30
  • 댓글 0
월출산국립공원 관리소 직원 오 해 선

끝없이 이어질듯 펼치진 나주와 영암의 너른 평야지대가 일순 숨을 멈춘다. 그 자리에 호남 제일의 명산이라 불리는 월출산이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월출산은 백두대간의 지맥인 호남기맥에서 갈라져 나와 멀리 해남의 대둔산, 달마산까지 그 줄기가 이어진 땅끝기맥의 중심축이다.

인근에서 유사한 경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월출산은 그 기암괴봉의 아름다움과 산이 품고 있는 자연·인문자원의 가치를 인정 받아 1988년 우리나라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렇다면 월출산은 언제부터 현재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일반적인 한자 뜻풀이로 ‘달이 뜨는 산’이라는 의미를 지닌 월출산(月出山). 그 이름의
유래와 변천 과정을 살펴 봄으로써 월출산이 간직한 비밀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문헌 자료를 통해 볼 때 현재까지 알려진 월출산의 옛 이름은 대략 13개 정도이다. 대부분 ‘달’ 또는 불교 신앙과 관련이 있는 이름들이다.

먼저 통일신라 시대에는 ‘월나악(月奈岳)’이라 불렸다. '삼국사기' 제사조에 ‘월나악에서 국제(國祭)로 소사(小祀)를 지낸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영암 지역의 고을 이름이 월나군이었던 것과 관계가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천황봉의 소사지에서는 향로, 토우편 등 제사 유물이 출토되어 이 기록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월생산(月生山’)은 고려 초기의 이름이다. 월출산 자락의 마을인 영암군 구림마을에서 보면 마치 달이 산에서 생겨나 떠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 한다.

이와 다른 견해로, ‘월’자는 근본, 핵심을 뜻하는 토박이 말인 ‘알’의 한자 표현이며 ‘알바위’라는 말은 ‘영암’이라는 지명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설이 있다.

‘월출산(月出山)’은 고려 초기 이후 쓰인 이름으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역시 달과의 연관성을 엿볼 수 있는데, ‘달뇌뫼’라는 토박이말이 월출산이라는 한자어로 표현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 신앙의 측면에서 월출산이라는 이름의 기원을 설명하는 견해도 있다. 조선시대 기록인 '도갑사 사적기'를 보면 ‘옛날 문수대사가 서역의 월지국에서 나와 이곳에서 살았으므로 이렇게 부른다’는 내용이 있다. 월지국의 ‘월(月)’자와 넘어왔다는 의미의 ‘출(出)’자가 합해져 ‘월출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월출산은 문수신앙의 발원처로, 도갑사의 옛 이름도 ‘문수사’였다고 전한다.

이처럼 월출산은 인문·지리학적 조건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그 변화무쌍한 산봉의 형상만큼이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다. 또한 앞으로도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그리고 산 기슭에 기대어 사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어우러져 또 다른 멋진 이름을 갖게 될 것이다.

이번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월출산을 탐방해 보고, 나만의 추억이 담긴 월출산의 별명을 지어 보면 어떨까하고 제안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