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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선동적 리더와 편협한 지식인

  • 입력 2012.02.2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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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 이상용

근래 우리 사회를 보면 훌륭한 리더가 없다는 점이 가장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지식인들이 매우 편협한 지식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뛰어난 리더와 지식인이 부족한가. 그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천박하고 경험과 역사를 경시하고 교언영색(巧言令色)한 이론만 숭배하기 때문이다.

가장 한심한 생각이 한미FTA와 세계화를 반대하는 일부 지식인들과 리더들이다. 한미FTA와 세계화로 인해 가장 수혜를 받는 국가와 사람들은 한국과 같은 개도국이다. 선진국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기업이 큰 이득을 보지만 경쟁력이 없는 중간층 이하 계층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세계화를 통해 선진국의 부가 개도국 이하 세계로 재분배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란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지식노동자와 노동자와 각종 자원 등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키워가는 시스템이다. 

이를 테면 선진국의 슈퍼급 경영인들이 중진국과 후진국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중후진국의 자연자원을 이용하고, 소비 시장 가까이 가서 마케팅과 판매를 하는 것이다. 이런 글로벌 기업은 규모와는 상관없고 선진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한국과 같은 중진국과 중국과 인도, 멕시코, 브라질에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다. 애플의 경영진과 주주들은 세계화의 혜택을 톡톡히 보지만 애플 제품은 거의 전부 중국에서 생산하고 한국과 대만의 부품들을 사용한다. 애플은 미국 내에 공장이 없다. 왜냐하면 미국 노동자들의 높은 임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중간급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들이 미국에는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미국에는 S/W 인력은 풍부하기 때문에 애플이 새로 만들어낸 앱 분야에서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의 경쟁상대라고 하는 삼성전자는 한국에 경영진과 노동자, 공장들을 다 보유하고 있고 해외에는 마케팅과 영업인력만을 두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서 풍부한 중간층 기술자와 노동자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중국으로 공장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이는 애플의 뒤를 쫓는 것으로 국내 고용에 매우 우려할 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에서 한미FTA와 세계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 내 부조리한 현상, 즉 고용 없는 성장 등을 비판하는 지식인들의 주장을 그대로 가져와 한국에 적용한다. 그들의 공부가 역사적. 철학적, 인간적 통찰력을 갖고 있지 못하고 베끼기 지식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세계화가 후퇴하고 한미FTA가 폐기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선진국의 중간층 노동자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격렬히 세계화 반대 시위를 벌이는데, 미국이 기술 없는 내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면 품질을 보장할 수 없고 높은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지식인과 리더들이 ‘철없이’ 선진국 중간층 노동자들의 논리와 로컬 산업 보호주의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문명은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산물이다. 이 문명의 ‘오너’는 서구이고 한국은 아직은 ‘월급쟁이’이다. 미국과 서구는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과학기술의 기초가 튼튼하여 그들이 문을 닫아버리면 아무런 자원이 없는 한국경제는 꼼짝없이 무너져버리고 말 것이다. 사실 한국의 인적자원이라고 해봐야 기동성 있는 중간층 노동자들이다. 이들 노동자들의 경쟁력도 지금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젊은이들의 힘든 일자리 회피로 인해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인은 일반적으로 매우 감정적이다. 감정적인 국민이 강국인 된 역사적 사례가 거의 없다. 하루빨리 이성과 지혜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들이 감정적인 선동가들의 논리에 휩쓸리면 지난 반세기 동안 일궈놓았던 성과가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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