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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지금 우리의 가정은 행복한가요?"

  • 입력 2016.05.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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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그 이름만큼이나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달이기도 하다.

가정은 한 가족이 생활하는 공동 운명체이다. 때문에 가정은 서로 보호하고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돼야 하지만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가족 간 폭력은 그 피해자가 약자인 아동,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게 돼 더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출근해서 커피를 기분 좋게 마시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아빠에게 맞았는데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는 여중생이었다. 사춘기 딸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막대기로 무자비하게 맞은 아이의 온 몸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처벌의사를 묻자 눈물을 떨구며 말을 하지 못한다. 아이는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도록 했고 재발방지를 위해 아버지에게는 부모교육과 전문가 상담이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팔순을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가출한 할머니를 찾아 달라며 직접 찾아오셨다. 이유를 물어보니 할머니가 가출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자식들도 모른다고 하셨다.

어렵게 찾은 할머니에게서 들은 답은 남편의 폭력에 지쳤고 자식들과는 서로 왕래하고 잘 지내고 있으니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고 이혼을 하겠다고 했다.

오래전 집안에서 군림하던 가장의 폭력은 이제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와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황혼이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이제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예전 어르신들은 가부장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 나 하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에 참았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참았지만 요즘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가정폭력이 범죄인 것도 그냥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다는 것도 알게 됐다.
 
부부싸움은 개도 안 말린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해 지금까지 가정폭력은 가정 내의 일로 치부돼 사실상 방치돼 왔고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실정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도록 그 어느 곳보다 편하고 따뜻해야 할 가정이 폭력으로 얼룩지고 이혼하는 부부가 늘면서 가정이 해체되는 또 다른 상처를 남긴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 가정의 해체는 고스란히 자녀들의 아픔으로 이어진다.

비행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결손가정으로 각종 범죄에 노출돼 있지만 이들을 보듬고 보호해줄 사람이 없기에 집은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점점 더 밖으로 배회하게 되고 잦은 가출로 이어진다.
 
어릴 때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이 자라면 성인이 돼서도 그 폭력을 되 물림 한다는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불행의 연속이다. 둘(2)이 하나(1)가 돼 이루어진 부부…….

부부의 의미를 되새기며 서로를 배려한다면 가정폭력이란 말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경찰은 가정폭력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현장에서는 긴급임시조치를 활용해 피해자를 적극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폭력은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는 스스로의 인식 전환이 우선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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