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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 기자명 박창석 기자

<기자수첩> “지방소멸의 시기가 왔다”

  • 입력 2016.05.11 17:36
  • 댓글 0

많은 지방도시와 마을이 언젠가는 소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장기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리라는 생각을 갖는다. 우리가 지방 소멸의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자기 충족 예언 [self-fulfillment prophecy] 효과이다.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둘째는 지방 소멸이라는 엄청난 재앙을 수수방한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인구 감소와 침체는 최근에 비롯된 일이 아니다. 한 때 인구가 19만 800여 명이었던 합천군은 현재 4만 9000여 명이고, 2050년에는 1만 900여명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우리지역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40%를 넘을 전망이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시·군이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며칠 전 경남의 모 일간지에 기사가 나왔다. 합천군과 산청, 의령이 소멸될 것이라는 기사였다. 그런데 합천군에서는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합천군도 하루빨리 인구감소 원인을 분석하고 인구 유출을 막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좁은 우리 국토 중 그 어느 한 곳도 도태돼서는 안 된다.
 
지역을 존속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빨리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선택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한 지역의 운명을 쥔 주인공은 바로 주민들이다. 지역의 역사가 그 주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면 그곳의 소멸은 불가피해진다. 지역이 급격히 침몰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위기감을 공유하지 않는 기득권을 부여잡은 사람들이 속 좁은 자존심을 무기로 살아가는 이런 마을은 가망이 없다.
 
주민들이 위기감을 공유하고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고자 애를 쓸 때, 정부의 지원도 효력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지방 소멸의 문제는 소멸되는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이 소멸하면 우리의 고유 가치를 창출하는 수원지가 마르고 고유한 과거도 사라지며, 국토도 쪼그라든다. 지방과 주변이 없으면 중앙과 중심도 없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될 것이다.

지방이 분발하고 지방과 중앙이 협조하는 공조의 길로 노선을 변경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역 간의 기능 분담과 연대를 추진하는 일에도 매진할 수 있다. 지역에 돈이 모이는 경제효과,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집적 효과, 인지율을 높이는 평판 효과, 거주 인구를 늘리는 정주 효과를 내기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참으로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방을 포기하기엔 아직 기회가 많다. 포기하는 것도 버릇이다. 우리가 처한 진정한 위기는 현실의 어려움보다 해결방도가 없다고 쉽게 포기하는 소극적인 자세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다가올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해, 빠르게 대처하는 적극적인 자세와 현명함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대처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방이 소멸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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