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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준법지원센터의 생존전략

  • 입력 2016.08.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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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준법지원센터 소장 김경렬




다윈은 1872년 ‘종(種)의 기원’에서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생존에 유리한 변이가 일어나는 지 여부다’며 환경에 적응한 종(種)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지구상 가장 큰 동물 중 공룡은 왜 죽었고 고래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먹이 선택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룡은 지구와 소행성 충돌로 암흑기에 밤눈이 어두워 먹이를 찾을 수 없어 멸종했는 데, 고래는 영양분이 풍부한 크릴새우를 선택해 큰 덩치에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식량이 가능했기에 오늘날까지 살아 남았다고 한다. 결국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종(種)만이 살아남는다는 자연의 섭리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보호관찰소가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범죄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관 명칭을 ‘준법지원센터’로 바꾸었다. 이는 범법자 관리 외에 지역사회에서 청소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준법문화를 확산시키는 실천기관으로서의 의미가 담겨있다.

사실 보호관찰소가 변화의 길을 걸어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89년 이 땅에 범법자를 교도소에 수감하는 대신 사회내에서 지도,감독함으로써 사회낙인과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안전한 사회복귀로 재범을 방지하는 보호관찰제도가 시작됐다. 초기에는 소년사범에 한정했으나 환경적 변화와 범죄예방 수요에 의해 성인사범과 전자감독, 성충동 약물치료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그러나 현재의 보호관찰 시스템만으로는 점증하는 지역사회 범죄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졌다. 날로 늘어나는 묻지마 범죄, 흉악범죄가 우리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3가지 점에서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새로운 명칭에 걸맞게 청소년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법교육, 즉 아동학대, 성폭력, 가정폭력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아동학대 예방교육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3년간 아동학대 발생 통계에 따르면 2013년 6,796건, 2014년 10,027건, 2015년 11,709건으로 2014.9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실시된 이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학대자의 80%가 부모라는 사실은 아직 가정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두 번째로 지역사회 범죄취약 지역에 환경개선 사업으로 범죄로부터 안전한 생활공간을 조성해 나가겠다. 일명 ‘셉테드(CPTED)’로 벽화그리기, 공터 꽃밭조성, 야간조명 설치 등을 통해 어두운 환경을 밝게 함으로써 범죄기회를 줄이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선 1950년에 시작해 많은 효과를 보고 있고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여러 부처에서 실시해오고 있다. 2014년 법무부에서 실시한 9곳 중 6곳의 범죄발생율이 평균 13% 감소했고 지역주민 안전체감도도 17% 향상된 효과를 가져왔다.

세 번째로 지역사회 ‘배려, 법질서 실천운동’을 강화해 나가겠다. 지역특성에 맞는 배려 실천 주제를 선정,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봉사단체 등과 연계해 법질서 실천 운동에 앞장서겠다. 또한 포스터, 공익광고, SNS 기반 홍보, 법 체험학습 등을 통해 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안전한 사회임을 인식시켜 나갈 예정이다.

정글의 법칙은 냉혹하다. 생존이냐 도태냐 결국 종(種)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사회조직도 예외일 수 없다. 끊임없는 생존전략만이 살 길이다. 보호관찰소도 이름까지 바꾸면서 환골탈퇴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보다 지역주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전략이다. 전략의 성공으로 지역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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