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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체제 위험성 시사해주는 왕리쥔 사건

  • 입력 2012.03.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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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 이상용

중국 남부 충칭시 부시장이었던 왕리쥔이 미국영사관에 망명을 기도한 사건의 배경과 여파를 놓고 국내외 언론들이 흥미진진하게 보도하고 있다. 왕리쥔이 자신의 상관인 보시라이 서기를 저주하고 미국으로 탈출하려던 사건은, 절박하고 돌발적인 행동이란 측면에서 세인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보시라이 서기는 태자당의 일원이고 보시라이 서기를 혼내주려던 세력은 후진타오 주석이 속한 공청단이라는 그럴듯한 해석이 덧붙여지고 있다.

왕리쥔 사건은 중국의 정치권력이 독과점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중국의 권력투쟁은 경제의 비약적 성공으로 인한 파이가 커질수록 더욱 격화되고 필사적인 형태로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독과점된 정치권력은 경제적 세력과 결탁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이들은 호랑이 등에 탄 것 같은 위험한 형국에 빠진다.

중국 체제는 모든 정치세력과 경제세력, 어두운 세력들이 서로 얽히고 설킨 가운데 서로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된다. 그 누구도 상대의 공격에 자유로울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서로를 믿지 못하고, 스스로의 이익을 지키고 파멸을 방지하기 위해 제2 혹은 제3의 반격과 공격을 예비하게 된다.

왕리쥔이 미영사관으로 망명을 기도한 점, 또 한 사람의 간부가 자살한 사건을 두고 볼 때 소수 지배체제의 구성원들이 목숨을 걸만큼 위험한 게임에 놓여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보시라이 서기가 자신의 불찰과 해명을 2시간에 걸쳐서 공개적으로 말했음에도 홍콩 기자들은 보도했으나 중국관영 언론들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이런 보도 통제는 중국의 소수 지배체제를 공고화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중국의 소수 지배체제는 경제의 초기 성장에서는 효율적인 면이 있다. 권력에 의해 대규모 인력과 자본,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해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경제를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쫓아올 수 있는 중국경제의 힘은 바로 이 소수 지배체제의 효율적 집중성과 동원능력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효율성은 엄청난 관리 비용을 유발시킨다. 이 관리 비용을 해결하려면 민주화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민주화의 길을 선택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배자들은 반체제 운동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 운동을 가차없이 억압하는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고 북한으로 탈북자들을 북송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러시아의 푸틴 체제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소수 지배체제다.

한국경제에서 중국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므로 체제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는 중국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중국 연구는 특정 분야의 학자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하나의 거대한 정치, 경제, 문화적 세계로서 죽의 장막이 결코 무너진 것이 아니다. 종합적인 식견을 갖춘 각계 전문가들이 동향을 파악하고 대처해야 할 대상이다. 중국은 한국 경제와 통일을 위해 반드시 연구되고 극복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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