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기업들이 경기부진과 경쟁심화, 정부규제의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내수소비재기업 350개사를 대상으로 '내수소비재산업의 경영애로와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업이 47.7%에 달한 반면 경기가 호조세라는 답변은 7.0%에 그쳤다.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 응답기업의 77.3%가 업종 내 경쟁이 심하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약·화장품(93.3%) ▲식품(81.7%) ▲의류(78.3%) ▲생활용품(74.6%) ▲가전(57.9%) 순으로 경쟁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경쟁상대를 묻는 질문에는 '국내중소기업'(52.0%), '국내대기업'(40.7%), '해외대기업'(7.3%) 순으로 답해 내수시장에서 중소기업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응답기업 61.3%가 '소속업종에 해외대기업이 진출해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43.2%는 '해외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세'라고 평가했다.
응답기업 5곳 중 1곳(21.3%)은 '최근 1년간 정부 규제로 기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고, 규제분야로는 '가격'(54.7%), '영업활동'(25%), '인허가'(10.9%), '공장설립 등에 대한 투자제한'(7.8%)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약·화장품(53.3%) ▲식품(28.3%) ▲의류(11.7%) ▲가전(10.5%) ▲생활용품(3.2%) 순으로 규제애로를 많이 호소했다.
기업들은 내수시장 부진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해외시장에 이미 진출'(63.7%)했거나 '계획 또는 검토예정'(7.0%)이라고 답했다. 주요 진출대상지역으로는 '중국'(32.7%)과 '동남아'(22.3%) 등의 신흥국을 '미국'(20.8%), '일본'(17.3%), 'EU'(5.4%) 등의 선진국보다 더 많이 꼽았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내수부진이 계속되다 보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경쟁력강화와 해외진출 등 기업들의 자구적 노력과 함께 내수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