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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도로명 주소, 문제점 개선해야!

  • 입력 2017.07.28 16:09
  • 댓글 0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지번주소’에서 ‘도로명주소’로 개편한지 3년 7개월이 다 돼도 정착될 조짐이 없다. 지번주소로도 불편한 점이 없었는데 도로명주소로 훨씬 불편해졌다. ‘개선改善’이 아닌 ‘개악改惡‘이다. 누가 착안했는지 모르나 문제점을 간과한 듯싶다. 전국에서 4천억, 전북만 도로명주소로 350억 안팎이 들어갔으나 혼란만 주어 지번주소로 환원시키거나 개선이 절실하다.

최근 필자는 집안 문중회의 참석 종원이 직접 작성한 명부를 확인해 봤다. 도로명주소 정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제대로 쓴 것은 1/4도 안됐다. 3/4이 지번주소를 그대로 쓰거나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혼합해 사용하는 등 제각각이다. 이상스레 농촌에서 사는 종원들은 제대로 쓴 것이 훨씬 많았는데 도시에서 온 소위, 더 배웠다는 종원들이 엉터리가 많았다. 왜 그럴까?
문제점을 알아보자. ‘전북도청’ 도로명주소는 ‘전주시 완산구 효자로 225’다. ‘부안군청’은 ‘부안군 부안읍 당산로 91‘이고, ’부안군 하서면사무소’는 ‘부안군 하서면 하서길 28-5’다. 전주시 효자동에 소재한 도청은 ‘효자동‘ 명칭이 빠졌으나 부안군청과 하서면사무소는 ’부안읍‘과 ’하서면‘이 들어갔다. ’읍면동‘ 체제가 유지되는데 시 지역 동명洞名은 없고, 군 지역 읍면 명칭은 있다.

인구 65만 (전주시)를 보자.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2가 482-1 ‘홍길동’ 아파트 *동 ***호‘가 과거 지번주소였다면, 도로명주소는 ’전주시 완산구 신촌2길 20, *동***호‘다. 읍면동 체계가 여전해 중화산2동 사무소에서 공무원들이 지역행정을 맡고 있는데 동명과 아파트 명칭이 사라졌다. 6백 세대나 되는 아파트인데 말이다. 그러니 도로명주소 시행직후 발급한 운전면허증에도 도로명주소 뒤에 ’중화산동 2가 ’홍길동‘ 아파트 *동***호’가 추가로 적혀있다. 주민도 마찬가지다. 동명과 아파트 명칭이 없으니 도로명과 지번주소를 섞어 쓴다.

인구 5만6천여 (부안군)을 보자.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청호마을 **번지’가 과거 지번주소였다면 도로명주소는 ‘부안군 하서면 청호안길 **’이다. 전주시와 달리 면 명칭과 마을 명칭이 도로명주소에 들어갔다. 농촌은 읍면동 체제와 일치하고, 지번주소와 도로명주소가 별 차이가 없어 주민에 쉽게 파고 들어갈 수 있으나 도시지역은 다르다.

도로명 숫자도 문제다. 고속도로 등 몇 개 시군에 공통 사용되는 도로명주소를 포함해 전주시 도로명 숫자는 1198개, 군산시 1303개, 익산시 1553개를 포함해 14개 시군 전북도에만 1만1610개다. 도로명 창안자는 이를 다 외우고 살지 모르나 65만 전주시민은 동과 아파트 명칭은 없고 도로명만 있는 1198개 도로명주소가 어느 동에 있는지 죽을 때까지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시 지역 도로명주소에 동명과 아파트 명칭을 삽입해야 한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 2동 신촌2길 20, ‘홍길동’ 아파트 *동***호‘로 말이다. 읍면과 마을 명칭이 들어가 어느 읍면, 어느 마을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농촌은 정착된 반면, 도시지역은 지번과 도로명을 섞어 쓰는 등 혼란이 계속되는 원인이다.

“며느리 식당도 맛이 없으면 시아버지도 안 간다.“는 말처럼 현행 시 지역 도로명주소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억지 홍보를 해도 쉽게 정착될 수 없다. 동명과 아파트 명칭을 삽입하고, 주소 숫자도 줄이는 대책이 아쉽다.

도로 표지판도 ‘신촌2길(중화산2)‘로 표시해 시민이나 외지인도 ’신촌2길‘이 ’중화산2동‘임을 바로 알게 해야 한다. 전국에서 4천억, 전북에만 도로명 주소로의 개편과 정착을 위해 350억 안팎이 들어갔으나 주민에 혼란만 주어 개편이 절실하다. 시행 4년을 앞둔 요즘에도 도로명주소를 사용하자는 홍보문구를 볼 수 있어 정착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지번주소로 환원하던가, 적어도 시지역 도로명주소는 개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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