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만의 거짓 거품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
거짓과 조작, 음모로 가득 찬 현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누구를 사랑해야 하며, 어떤 잣대로 세상에 존립해야 하는가?
컴퓨터 게임으로 실제 사람을 죽였다고 믿는 아들 현우와 자신의 딸 이야기를 소재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를 의뢰한 미모의 의뢰인 세실리아. 게임에 빠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아들의 상황은 고통스런 현실과 너무나 맞닿아 있고, 세상 누구나 선호하는 따뜻한 휴먼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의뢰인은 모든 것이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다.
<리얼 게임>은 이 둘 사이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에 대해 갈등하고 회의를 느끼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 상욱의 모습을 투영하며 누구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믿을 만한 게임의 아이러니
우리는 작고 큰 분쟁과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은 희생되고, 안정과 평화는 소수 권력가의 이익으로 이용되는 극단적이고 이기적인 현실에 살고 있다. 기아, 폭동, 테러, 전쟁, 죽음. 지구 건너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잔인하고 끔찍한 사건사고들은 저녁 뉴스 기사거리나 SNS의 화제일 뿐, 내 일은 아니라고 믿고 산다. 그런데, 그 사건사고의 피의자가 나라면? 내 방에서 한 작은 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그 끔찍한 사건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면?
컴퓨터 게임의 가상체험이 너무나 진짜 같아서 혼란을 겪고 있는 아들 현우가 느끼는 진짜에 대한 물음은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은유적 리얼리티로 다가올 것이다.
■ 미국인 작가의 한국 방문으로 창작된 세계 초연
작가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는 작년 11월 <피카소 훔치기> 공연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당시 비선실세와 촛불집회 등 일련의 국내 사회상을 바탕으로 <리얼 게임>을 쓰기 시작했다. 그 시기,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었고,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휩싸인 투표로 진실은 묻혀버리던 실정이었다. 작가는 이 희곡을 통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무엇이 진짜인가?”
■ 시놉시스
시나리오 작가 상욱은 2년 전 불미스런 성추문으로 대학 교수직에서 쫓겨나고 이혼까지 당한 후 근근이 아르바이트 원고를 쓰며 살고 있다. 그의 아들 현우는 고등학교 자퇴 후 하루 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산다.
어느 날, 현우는 자기가 드론 스트라이크 게임으로 탈레반 리더를 죽였다고 말한다.
상욱은 현우가 게임중독으로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정신과 치료비를 벌기 위해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진실한 미국 이민자 세실리아의 시나리오를 대필하기로 하는데….
작가 :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 (William Missouri Downs)
미국 극작가, 연출가, 작가인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는 미국 National New Play Network에서 2012년과 2013년 연속 수상을 기록하였다. 그의 희곡은 올란도 셰익스피어 극장, 시카고 위스덤 브릿지 극장, 뉴욕 프린지 페스티벌, 필라델피아, 인터액츠 씨어터, 샌디아고 레퍼토리, 케네디 센터 등 미국 전역의 100개가 넘는 극장에서 공연 되었다. 그는 또한 영화와 TV드라마에서도 상당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NBC의 Moonlighting(브루스 윌리스 주연)에 작가그룹으로 참여했고, 워너 브러더스 사에 시트콤 작가로 참여하는 등 다수의 작품에 그의 필적을 남겼다. 그리고 잭 니콜슨 필름 시나리오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표작으로는 2016년 한국 초연 <피카소 훔치기>를 비롯하여 <Kosher Luthrans>, <Mr. Perfrect>, <Cockeyed> 외 다수가 있다. 그는 미국 전역뿐 아니라 스페인, 남아공화국, 싱가포르, 호주, 이스라엘 등에서 150여편이 넘는 공연을 올렸고, 연극관련 서적 4편을 발간했으며, 수많은 희곡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