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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 기자명 이수한 기자

단청 시집 '겨울 반추' 감성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하다!

  • 입력 2017.12.28 22:49
  • 수정 2017.12.28 23:17
  • 댓글 1

단청 시인의 첫 시집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순수 ‘겨울 반추(反芻)’ 발간

[내외일보]이수한 기자=올 겨울, 우리가 잃어버렸던 진정 소중한 감성을 되찾아줄 시집이 나왔다.  단청 시인의 첫 시집 겨울 반추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손 타지 않은 깨끗한 첫눈의 대지 같 은 느낌이다.  옆으로 누운 커다란 제목 글씨가 오묘하다.  손에 잡힌 책의 질감이 왠지 포근하다.  그 안 에 가득한 시의 감성이 배어나오는 듯하다.

등단 직후, 번득이는 감성의 시들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단청 시인이 왜 이제사 첫 시집을 낸 것 일까?, 시집을 받아 든 순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시는 서투름이 없다.  충분한 숙성과 증류 과 정을 거쳤다. 매 편의 시가 모두 훌륭하고 뛰어나다. 독특하면서도 익숙하고 무거우면서 가볍다. 한 편으론 슬프면서 우습고 또 재미있으며 심오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한 번 손에 들면 마치 가벼운 소설책을 읽어나가듯 쉽게도 책장이 넘겨진다.  이런 시집을 본 일이 있었던가 선뜻 생각나지 않는다.

시집 ‘겨울 반추’ 속에는 애틋한 가족사가 있고 빛나는 우정이 있다. 한없이 맑고 투명한 풍경이 있 고, 우리의 순수했던 정서가 그대로 살아 있다. 그 중 몇 편의 시에는 이내 죽음도 나타나지만 생명은 그 위에서 보다 더 번득인다. 첫 시 화인의 겨울을 보면 ‘남쪽에서 제비들이 나타나고 박 넝쿨이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라고 시인은 증언한다.  큰 언니가 떠나면서 ‘서투른 피아노의 선율처럼/ 이따금 내 가슴을 두드리고 있었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겨울 반추’의 시들은 대체로 도처에 위험을 간직한 세 상을 따뜻한 희망으로 바라보고 있는, 전반적으로 감사함의 아날로그 강물이 흐른다. 손 안에서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과학 만능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우리들 가슴은 늘 메마르고 허전하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어쩌면 정작 잃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들의 상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 아닐까.

‘겨울 반추’의 시집은 반짝이는 눈알갱이처럼 초순수로 우리를 바라봐 준다. 우리의 감성이 다시 깨어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하여 이 시대 참으로 고마운 시집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새로운 시의 역사가 시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별 보다도 더 높게, 축배를 들어 올려 선언하고 기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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