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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1 ‘소녀가’ 또 한 번 변화에 시동을 걸다!젊은 예술가와 손잡은 창극,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로 가다
국립창극단 소녀가 포스터

[내외일보]이수한 기자=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2018년 2월, 또 한 번 변화에 시동을 건다. 동시대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예술가들과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제작하는 ‘신(新)창극시리즈’를 시작하며, 첫 번째 작품인 ‘소녀가’를 2월 28일(금)부터 3월 4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한다.

국립창극단은 2012년 김성녀 예술감독 부임 이래, 대형 창극의 감동을 전한 ‘적벽가’ ‘산불’, 창극의 대중화를 이끈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흥보씨’, 창극의 세계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둔 ‘트로이의 여인들’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신창극시리즈는 더 다채롭고 자유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기다리는 관객에 대한 국립창극단의 화답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창극이라는 동력 안에서 대담무쌍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아래, 동시대적 감수성을 흡수한 작품을 연달아 공개할 계획이다. 규모와 소재, 장르 문법 면에서 창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관객들과 공연을 보는 즐거움에 대해 소통하고자 한다.

신창극시리즈 첫 번째 주자는 배우이자 소리꾼, 인디밴드 보컬로도 활동하는 이자람이다. 2017년 ‘흥보씨’ 음악감독으로 국립창극단과 처음 만났고, 올해 창극 첫 연출에 도전한다. 연출·극본·작창·작곡·음악감독까지 1인 5역을 맡아, 프랑스 구전동화 ‘빨간 망토’(Le Petit Chaperon rouge)를 현대적인 창극으로 각색해낸다. ‘소녀가’는 호기심 많은 소녀가 숲 속에 들어갔다가 위기에서 기지를 발휘해 슬기롭게 빠져나오는 이야기로, 소녀가 여자로 성장하면서 겪는 경험을 은유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며 겪는 신체와 심리 변화가 함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경쾌하게 풀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소녀든, 소년이든 누구나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지 관객들이 한번쯤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신창극시리즈 소녀가-이소연(사진 좌) 이자람(사진 우)

창극 ‘소녀가’에는 한 명의 배우와 세 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이 소극장에서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극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자람은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 ‘억척가’ 등 판소리가 극을 이끌어가는 공연을 ‘“이자람”만의 장르’로 발전시켜 이미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 받아왔다. 이번 작업은 그가 선보여온 독특한 공연 스타일을 창극 안으로 과감하게 끌어들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명의 이야기꾼이 등장하는 모노드라마 형식도 창극의 일부로 포함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탐색하며 현대 창극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창극단은 신창극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소녀가’를 시작으로, 판소리와 창극,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공연들을 만들며 관객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물하고자 한다.

국립창극단 주역 배우 이소연이 ‘소녀가’ 무대에 오른다. 영리한 캐릭터 분석력으로 정평이 높은 이소연의 변화무쌍한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고경천(신시사이저), 이준형(고수/타악), 김정민(베이스)이 만들어내는 풍성한 음악까지 더해져 극적인 풍광을 완성한다. 섬세한 연출력과 분석력으로 호평 받고 있는 박지혜가 드라마투르그로 합류했고, 개성 강한 미장센을 보여주는 무대디자이너 여신동, 프랑스 국적의 젊은 의상디자이너 프란체스코, 차세대 안무가 권령은이 든든하게 ‘소녀가’를 뒷받침한다. 

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로 가다

국립창극단은 2012년 김성녀 예술감독 부임 이래,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적벽가’ ‘산불’로 대형 창극의 감동을 전했고,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흥보씨’를 통해 창극이 ‘핫’해졌다는 찬사를 받으며 창극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트로이의 여인들’로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올 6월 런던·암스테르담·빈 유럽 3개 도시 투어를 확정 지으며 창극의 세계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처럼 정체를 거부하고 늘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온 국립창극단이 일신우일신(一新又一新)의 기치 아래, 2018년 2월 ‘신(新)창극시리즈’를 시작하며 또 한 번의 변화에 시동을 건다.

신창극시리즈는, 이 시대 관객들은 아무런 제한 없이 더욱 다양하고 자유로운 창극을 원할 것이라는 대전제에서 기획되었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극을 표방하되 소재, 방식, 공간 등 작품의 모든 요소들은 협업하는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맡기기로 했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이 창극이라는 동력 안에서 대담무쌍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아래, 동시대적 감수성을 기민하게 흡수한 혁신적 작품을 연달아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본인만의 감각으로 동시대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예술가들을 낙점했다. 이자람을 시작으로 연출가 김태형·전인철·박지혜 등은 규모와 소재, 장르 문법 면에서 창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보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신창극시리즈의 첫 번째 예술가인 이자람은 판소리를 전통의 한 분야가 아닌 그 이상의 예술 양식으로 삼고, 노래·뮤지컬·판소리극·창극 등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작업해왔다. 배우이자 소리꾼, 인디밴드 보컬로도 활동하며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 ‘억척가’ 등 우리 전통에 본인만의 감각을 덧입힌 작품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호평 받아오기도 했다. 2017년 ‘흥보씨’ 음악감독으로 국립창극단과 처음 만났고 2018년 드디어 창극 첫 연출에 도전한다. 신창극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소녀가’에서 이자람은 극본과 연출, 작창과 작곡, 음악감독까지 1인 5역을 맡았다.

“가보지 않은 길로 갈 거야/ 재미있어 보이는 길로 갈 거야” 이자람이 직접 쓴 ‘소녀가’ 속의 이 대사는 이번에 창극 첫 연출을 맡은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신창극시리즈를 시작하는 국립창극단의 기대와도 일맥상통한다.

프랑스의 구전동화 ‘빨간 망토’

입에서 입으로 내려온 한국의 전통 판소리와 만나 새로운 창극이 되다

이자람이 창극 첫 연출을 의뢰 받고 프랑스의 구전동화 ‘빨간 망토’를 새로운 관점으로 각색하겠다는 생각을 전했을 때, 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은 무릎을 탁 치며 반겼다. 동화 ‘빨간 망토’가 여러 버전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과정 속에서 여러 사람들이 그 시대의 관점을 더해 이야기를 각색해왔기 때문이다. 이자람 또한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판소리라는 구전문학을 체득한 한국의 이야기꾼이자 소리꾼이다. 그런 그가 프랑스 구전동화를 바탕으로, 어떻게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동화 ‘빨간 망토’는 1697년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옛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며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페로는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늑대의 꾐에 넘어간 소녀가 할머니와 같이 늑대에게 잡아먹히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썼다. 그로부터 100년 후 독일의 그림형제는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갈라 빨간 망토와 할머니를 구해내고 소녀는 목숨을 부지한다는 결말로 각색했고, 2010년 프랑스 작가 장 자크 프디다는 ‘빨간 망토 혹은 양철 캔을 쓴 소녀’라는 제목으로 기존 동화를 다시 썼다. 그는 소녀에게 ‘입혀진 옷’에 초점을 맞췄고, 옷 속에 감춰진 소녀의 욕망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묘사했다. 이는 페로와 그림형제의 버전에서처럼 소녀의 욕망이 악덕으로 묘사되고, 주어진 것들에 순종하지 않은 경우 비참하게 죽거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위기에서 스스로 탈출하지 못하는 내용과는 대조적이다. 이자람은 장 자크 프디다가 다시 쓴 동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창극 ‘소녀가’를 통해 소녀의 호기심과 욕망은 건강한 것이라는 생각, 오히려 늑대의 꾐을 간파하고 골려주는 소녀의 명랑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세상에 대한 소녀의 호기심은 꽃길에 대한 즐거움,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쁨, 생전 처음 경험하는 여자로서 느끼는 욕망 등으로 커져간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유럽의 동화를 한국의 이야기꾼이 이 시대의 새로운 관점으로 가볍게 전복시켰다.

국립창극단 주역 배우 이소연과 세 명의 정상급 뮤지션,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극에 도전하다

창극 ‘소녀가’에서는 한 명의 배우와 세 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이 소극장에서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극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 명의 소리꾼이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판소리에서 여러 소리꾼(배우)들이 각자 역할을 나눠 맡는 창극으로 공연예술 양식이 파생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작업은 다시 한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모노드라마 형식도 현대 창극의 일부로 포함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소녀가’ 무대에 오를 한 명의 배우로는,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이소연이 낙점되었다. ‘산불’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트로이의 여인들’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연을 도맡을 뿐 아니라 뮤지컬 ‘아리랑’ ‘서편제’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며 자타공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소녀가’에서 소리꾼, 배우, 스토리텔러 등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변화무쌍한 연기 변신을 보여줄 계획이다.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극이지만 이소연은 무대 위에서 외롭지 않다. 세 명의 정상급 뮤지션과 호흡을 맞추기 때문. 고수이자 다양한 타악 연주로 음악적 효과를 만들 연주자는 이준형이다. 제17회 박동진판소리명창·명고대회 고법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여러 종류의 타악도 다재다능하게 다룰 수 있다. 피아노 록을 표방한 프로젝트 그룹 오메가쓰리를 만들고 윤도현밴드·크라잉넛의 베테랑 키보디스트로 활약하는 등 한국대중음악계에서 인정받는 고경천은 신시사이저 연주자로 합류했다. 국내 최고 정상급의 건반 연주가 창극 ‘소녀가’와 어떻게 어울릴지 기대를 모은다. 현의 선율은 베이스 기타 연주자 김정민이 맡았다. 몽환적이면서도 흥겨운 리듬을 선보인 인디밴드 아침(Achime)의 멤버로서 보여줬던 그의 연주 실력이 창극 안에서 어떻게 녹아들지 기대가 높다. 이준형·고경천·김정민은 극 중 모든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 이소연의 곁에서 든든한 라이브 연주자로 함께한다. 

이수한 기자  peong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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