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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의 불길, 미투(me too) 운동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하나 물결(사건)이 연쇄적으로 많은 물결(사건)로 번지는 ‘일파만파一波萬波’ 쓰나미津波(Tsunami)요, 벌판에 타오르는 불길인 요원지화燎原之火(요원의 불길)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 1월말, A 전 검사장에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거센 ‘한국판 미투(MeToo·나도 당했다)’로 쓰나미가 될지 몰랐다. 건조한 날씨 산불처럼 한국 전 분야로 확산된다.

앞서, 지난해 말 발표된 최영미 시인 ‘괴물’이란 시가 뒤늦게 주목을 받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누차 올랐던 고은 시인 등 수십여 명 각계 지도층이 도마 위에 올랐고, 배우이자 교수인 조민기 씨는 대학생 성추행 논란으로 자살했다.

급기야 안희정 도지사 사퇴 등 정치권에도 미투 불길이 거세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충남지사 예비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불륜 의혹에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민병두 더민주 3선 의원은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진실공방이 벌어지며 폭로와 반박 및 재폭로·재반박이 계속된다. 노벨문학상 후보, 2선 도지사로 유력대선후보 등 정치인, 배우, 교수, 종교계 등 전국·전분야로 확산된다. 전북에서도 연극계 및 전주대 교수의 성추행 논란이 계속되나 하도 유명인사가 많아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나도 당했다.”거나 “나도 고발한다.”는 ‘미투(me too) 운동’은 성폭력이나 성추행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SNS나 폭로를 통해 고발하는 사회현상이다. 피해자가 연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성폭력 심각성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2006년 미국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인종 여성을 위한 캠페인에서 시작됐다. 미투 운동 단초端初가 된 사건은 헐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로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30여 년 간 많은 여성 배우 등에 성폭력과 성추행을 저질렀던 ‘하비 와인스타인‘ 스캔들 때문이다. 2017년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에 제안하며 확산됐다. 많은 사람이 성폭력을 고발하고 ‘미투 해시태그(#MeToo)’를 붙여 연대 의지를 밝혔다. ‘미투’ 등 특정단어 앞에 ‘#’ 기호를 써 식별을 쉽게 해 편리하게 검색하거나 인쇄물에서 눈에 확 띠도록 했다. 전 세계로 확산된 미투운동은 급기야 한국사회 전체를 뒤흔든다.

부부관계나 청춘남녀 사랑을 성폭력이나 성추행이라 할 수 없듯 성폭력 여부는 남녀 동의가 아닌 권력이나 지위에 의한 성폭력 등 심각성 해결에 목적이 있다.

왕조국가 시절, 한국사회도 왕이 마음껏 여성을 취하던 시절이 있었고, 궁궐에서 왕의 눈에 들려는 후궁과 궁녀 암투가 극심했다. 심지어 왕과 하룻밤을 지새우면 ‘임금의 크고 거룩한 은혜’라는 “‘성은聖恩’을 입었다”고 공개적으로 표현하던 때도 있었다.

현대에도 “배꼽 밑에 인격이 있는가?”를 일본말로 “헤소노 시타니 진가꾸가 아루까?”라 떠벌리며, 배우나 탤런트 등과 엽색행각을 벌었다는 정치인도 있었고, 정계나 관계, 재계에서도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등을 당연시했다.

장자연 등 가녀린 저항이 무수했으나 묻히기 십상이었다. 자살은 양심을 지키려는 몸부림일 뿐이었다. 그러나 서 검사와 최영미 시인 등의 폭로로 불붙은 미투 불길과 쓰나미 파고는 어디까지 파급될지, 언제까지 불어 닥칠지 모른다. 서울도서관 고은 시인 ‘만인의 방’이 철거되고, 교과서에서 작품이 삭제되며, 수원시와 군산시 등 기념사업이 잇따라 취소된다.

안희정 도지사와 민병두 국회의원 사퇴, 유력정치인 진실공방에 청주대 교수이던 배우 조민기 자살에 전북에서도 전주대 문화융합대학 교수의 제자 성추행 논란으로 이호인 총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자 엄중조치와 재발방지 대책도 약속했다. 전북 연극계도 미투로 떠들썩하다.

미투 운동의 일파만파 쓰나미와 요원의 불길은 성폭력 피해예방 등에 막대한 기여를 할 것이나 독사와 해충도 죽이지만 사슴과 토끼 등 말짱한 동물이나 사람도 매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수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가뜩이나 결혼을 기피하고 출산율도 추락했는데 미투 운동 목적이 신속히 달성돼 위축된 경기에 국민들이 즐겁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기 바란다.

취재국장 고재홍

고재홍 기자  gjh@naewo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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