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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읽는 아침] 당신에게서 오는 봄 / 박준

  • 입력 2018.05.15 13:28
  • 수정 2018.05.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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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서 오는 봄 / 박준

 —경칩

겨울 솜이불을 걷어내고
조금 이른 봄이불을 덮고
한잠 깊이 잤다는 당신에게
나는 웃고 또 웃어보였습니다
건물 지하방에 사는 어린 남매가
담벼락 앞에서 놀다
빨아 널어놓은 이불보에
말간 얼굴을 비벼도 좋을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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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말리던 뽀얀 이불보를 기억하십니까? 저 역시 바스락거리던 그 이불보에 볼을 문지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빨랫줄에 걸린 이불보 사이에 숨어서 바라보던 하늘은 참 맑고 푸르렀습니다. 그 이불을 덮고 잠든 날은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꾸곤 했었지요. 아직은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순수하기만 합니다. 머지않아 이들의 마음속은 아름다운 풀과 꽃으로 꽉 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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