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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물리학 / 김주대

  • 입력 2018.07.11 09:43
  • 수정 2018.07.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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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김주대

 

울음은 빛이 가지 못하는 길을 가서

떨며 벽을 통과하는 진동이다

깜깜한 벽 안에 얇은 고막 같은 목숨을 걸어 놓고

외로운 영혼이 북처럼 울 때

울음만이 어둠을 뚫고 가서 어둠 너머까지 사무치게 한다

흐느끼는 소리의 좁은 어깨가

벽을 넘지 않고 벽을 넘어 공명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 몸이 하나의 공명통임을 알겠습니다. 내가 가진 슬픔의 파동이 물리학의 법칙을 거슬러 홀로 벽을 건너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흐느끼는 내 좁은 어깨가 만든 떨림이 벽과 벽, 시간과 시간을 뛰어넘는 위대한 몸짓임을 이제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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