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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도민을 부끄럽게 한 최규호 전 교육감

  • 입력 2018.11.0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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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국장 고재홍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그가 붙잡혔다. 좁은 나라에서 돌연突然 잠적해 신출귀몰을 넘어 종적묘연해진지 8년2개 월 만이다. 세간의 관심도 사라진 세월이다. 그런 그가 돌출突出하듯 나타났다. 수뢰혐의로 검찰소환에 응하기로 한 2010년 9월 12일 연기처럼 사라진 전북도 ‘최규호’ 전 교육감이다.”

최씨는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을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업자로부터 3차례에 걸쳐 3억 원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올랐다.

교육청 소유인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이 매입하는 데 편의제공 대가 혐의다. 검찰은 2010년 9월께 ‘교육감 재직 당시 골프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고,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던 그 해 9월 12일 잠적했다.

당시 ‘부정부패 종합세트’라던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사건’은 2012년 11월 관련자 9명 가운데 5명이 사법처리 됐고 최 전 교육감을 제외한 피의자 모두 형기를 마쳤다.

최 전 교육감은 2004년 8월~2010년 6월까지 전북 첫 직선 교육감을 지냈다. 너무 꼭꼭 ‘숨바꼭질‘한 탓인지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일본 밀항설, 조직 비호설, 권력자 조력설에 애꿎은 검경까지 오해받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사망설에 자살설까지 나돌았다.

전주지검 수사팀은 11월6일 오후 7시 20분께 최 전 교육감을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 식당에서 붙잡았다.

단골식당에서 혼자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던 최 전 교육감은 현장에서 체포돼 그가 교육감을 지내던 전주구치소에 수감됐다.

최 전 교육감이 나타나자 동생인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언론에 거론된다. 그는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후, 올 2월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최 전 교육감은 연고가 없던 인천에서 다른 사람 명의 수억을 호가하는 24평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다고 한다.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도 타인명의여서 돈과 휴대전화 및 거처 마련 등등 조직적 배후 조력설이 나돈다. 누군가 도움 없이 장기 도피생활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친인척이나 교육 관련자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최 전 교육감이 7일 오전 전주지검에서 수의를 입고 교도소로 이동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63세에 잠적해 71세 고령으로 잡힌 상황에 혈색 좋은 건강한 모습이다. 그러나 전북도민을 참으로 부끄럽게 한 얼굴이다.

“부모가 생존하고 형제 무고한 것,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땅을 굽어 사람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 천하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라는 맹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을 거론하기 전에 후진양성과 2세 교육은 나라와 지역의 미래다.

“1년을 생각하면 벼를 심고(수곡樹穀), 10년을 생각하면 나무를 심고(수목樹木), 100년 이상을 생각하면 사람을 심어야 한다(수인樹人)”는 말처럼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

“하나를 심어 백을 얻는 것이 벼이고, 하나를 심어 천을 얻는 것이 나무이고, 하나를 심어 만을 얻는 것이 사람이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불과 수십 년 만에 ‘한강의 기적’을 가져와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것과 정치적 민주화는 지구상에서 손꼽는 뜨거운 교육열과 인재양성 덕분이다. 존 F 케네디 대통령도 오죽하면 “국가발전은 교육발전을 능가할 수 없다”며 “교육은 국운을 좌우한다”라고 말했을까?

교육청 소유부지를 골프장이 매입토록 편의제공을 하거나 수억 대 뇌물수수가 사실이라면 전북교육 수장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잘못을 저질렀으면 죄의 대가를 받는 것이 교육감을 지낸 사람으로 당연하다. 그런데 잠적해 종적이 묘연해진지 8년2개월 만에 체포돼 애꿎은 도민들은 “법의 응당한 심판을 받을 것”을 바라면서도 유쾌하지 못한 소식에 부끄러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

최 전 교육감 뿐 아니라 도피 조력자들도 엄중한 심판이 뒤따라야 하며 교육감 재직 시절, 승진이나 전보 등 인사와 관련해 나도는 그간 악성 풍문의 진실여부도 규명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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