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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전봉건의 ‘의식(儀式)·3’ 해설

  • 입력 2018.12.26 15:30
  • 수정 2018.12.26 15:33
  • 댓글 0

의식(儀式)·3 

- 전봉건

 

나는 너의 말이고 싶다.

쌀이라고 하는 말.

연탄이라고 하는 말.

그리고 별이라고 하는 말.

물이 흐른다고

봄은 겨울 다음에

오는 것이고

아이들은 노래와 같다라고 하는

너의 말.

또 그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불꽃의 바다가 되는

시이트의 아침과 밤 사이에

나만이 듣는 너의 말.

그리고 또 내게 살며시 깜빡이며

오래

잊었던 사람의 이름을 대듯이

나직한 목소리로 부르는 평화라고 하는 그 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직한 목소리로 평화라고 불러보고 싶은 밤은 있냐고 묻는다면, 아이들의 노래로 가득 채우고 싶은 밤이 있냐고 묻는다면, 크리스마스이브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말에도 온도가 있습니다. 쌀과 연탄과 별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온몸이 따뜻해집니다. 누군가에게 쌀이 되고, 연탄이 되고, 별이 되는 그런 말들이 쏟아지는 성탄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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