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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스포츠
  • 기자명 이수한 기자

이만수 전 감독, "여자야구대회 그리고 백인천감독님!"

  • 입력 2019.03.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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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이수한 기자=전 블랙펄스 여자야구 감독이었던 신상민감독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3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양구에서 열리는 “ 국제 여자야구 캠프와 시범경기 “가 열린다며 재능기부 해 달라는 것이었다. 양구에서 유소년대회와 각 대회가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자야구 대회까지 열린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대만에서 돌아오자마자 하루만 휴식하고 곧바로 양구로 달려갔다.

이번 양구 여자대회에 여자야구 팀이 무려 15개팀이나 참가를 했다. 거기에 외국에서 일본 팀을 비롯해 대만 팀과 홍콩 팀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였다. 비록 정식 대회는 아니었지만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앞으로 양구에서는 국제대회로 유치하기 위한 발판을 삼겠다고 했다. 멀리서 이번 대회를 위해 직접 찾아오신 백인천감독님은 타격, 나는 포수, 박명환과 박민석은 투수 분야에 대해 여자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진행했다.

백인천감독님과는 옛 삼성라이온즈 시절 감독과 선수사이였다. 내가 백인천감독님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국가대표로 일본전지훈련 갔을 때의 일이었다. 1977년 외국이라곤 처음 가보았던 일본이었다. 최연소대표팀으로 발탁이 되어 가고시마로 전지훈련 갔던 것이다. 이 당시 가고시마에서 일본프로야구 전지훈련 연고지를 두고 있던 팀이 롯데 지바 팀이었다. 이때만 해도 일본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영웅이었던 장훈선배님과 백인천선수가 롯데 지바 팀에 소속이 되어 활동했던 시절이었다.

어린시절 꿈에만 그리던 장훈선배와 백인천선수를 보았을 때만 해도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이 이른 새벽에 호텔 제일 윗층 에서 스윙연습 하던 나에게 백인천선배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 똑 같은 새벽시간에 백인천선배님이 직접 개인이 소지하고 계신 스윙배트를 선물하셨다. 그 당시 백인천선배님이 개인적으로 소지했던 스윙배트 무게가 2kg 였다.

백인천선배님이 선물한 스윙배트를 프로야구 할 때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프로야구 현역시절 잠깐 슬럼프가 오자 백인천선배님이 선물한 스윙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지푸라기 잡고 싶은 마음에 별의별 방법들을 다 동원했던 시절이었다. ) 배트무게가 무려 2kg 나가기 때문에 게임에서 타격하기란 솔직히 가능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지푸라기 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인해 내가 가장 아끼던 백인천선배님이 선물한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몸 쪽으로 들어오는 볼을 쳤는데 배트 무게로 인해 타이밍이 늦어 배트가 부러지면서 반대 방향 라이트 선상으로 강하게 날라가는 2루타를 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난다.

백인천감독님은 이제 많이 연로하셨다.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몸도 많이 불편하셨지만 야구인을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양구까지 직접 찾아오셨던 것이다. 15개 팀이 이번 국제대회에 참가했는데 단연 일본여자야구 팀이 최강이었다.

일본여자야구는 역사가 오래 되었지만 무엇보다 기본기가 잘 되어 있다. 거기다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여자야구프로 팀이 있는 나라가 일본 팀 밖에 없다. 일본여자야구는 여자야구뿐만 아니라 소프트볼에서도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나라다. 이들의 플레이 하는 것을 보면 남자선수 못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전문적으로 잘하고 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이들의 플레이를 구경하고 있는데 백인천감독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 이들의 최고 강점은 기본기가 잘 되어 있다 “는 것이다. 그리고 “ 어린시절부터 수많은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를 보기 때문에 야구를 잘 할 수 있다 “는 것이다. “ 보아야 기량을 끓어 올릴 수 있다 “며 말씀 하시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여자야구선수들의 하체를 보라는 것이다. “ 하체가 튼튼하게 잘 발달 되어 있다 “는 것은 그만큼 런닝을 많이 했고 또 하체를 강화 시켰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정말 일본여자선수들이 얼마나 잘 뛰는지 직접 보면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것이다.

여자야구는 체격이나 체력적으로 모두 약하기 때문에 특히 하체를 잘 이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체를 잘 이용하지 못하고 상체와 팔로 볼을 던지거나 타격하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일본선수들보다 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체격이나 체력이 약할수록 하체만 제대로 이용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야구를 할 수 있다며 많이 아쉬워 하시는 것이다.

일본야구선수들이나 여자야구 선수 할 것 없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야구 룰이라는 것이다. 야구 룰을 알아야 연습이나 게임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끊임 없이 지도자들이 가르친다는 것이다. 

백인천감독님이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우리나라여자야구 역사가 이제 10년 조금 넘었다고 하는데 여자선수들이 이렇게 기량이 뛰어나고 열정적으로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여자야구 팀이 전국적으로 등록이 된 팀만 45팀이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라셨다는 것이다. ( 여자야구 팀에 등록이 되려면 최소한 15명 이상이 되어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 지금 이런식으로 여자야구를 한다면 멀지 않아 우리나라여자야구도 세계적인 팀이 될 것이라는 것이 백인천감독님의 말씀이었다. 예전에는 어렵기만 했던 대선배였는데 이제 같이 나이가 들어가며 같은 야구인으로서 후배를 아끼고 존중해주는 모습을 뵈며 느끼는 바가 많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야구장에서 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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