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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유럽연합의 채무위기 대책

  • 입력 2011.10.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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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꿈 깨"라고 말했다. 이번에 합의가 도출된다고 해서 채무위기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번에 합의가 도출된다고 해도 이는 항구적인 위기대책이 아니며 적어도 내년까지 계속되는 길고 힘든 여정의 한 고비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메르켈 총리의 말처럼 유로화 17개국 정상이 합의를 한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유럽계 은행들의 자기자본 확충과 손실부담 확대에 쉽게 응할 지가 미지수이다. 설령 응한다고 해도 자기자본을 정해진 기간 내에 곧바로 확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나아가 이번 합의로 유럽의 채무위기가 종식된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루투칼 국채수요는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수요 역시 크게 위축된 상태이다. 이처럼 이미 사라졌거나 크게 위축된 채무위기 국가의 수요를 유럽금융안정화기금 확대를 통해 되살릴 수 있을지는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다.

이번 대책은 갚을 능력을 잃어버린 그리스 등의 과다채무를 탕감해 파산을 막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과다채무에 시달리는 일부 유럽 국가들에 대해 무작정 그리스처럼 채무탕감을 해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번에 유럽연합 각국의 합의가 도출된다고 해도 그리스에서 이탈리아에 이르기까지 유럽 각국의 막대한 채무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강력한 긴축이나 호황으로 세수가 늘어나지 않는 한 이들 과다채무 국가들의 채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과다채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유럽 경제가 빨리 회복하거나 중국과 미국 등 역외국가들에 대해 상품·서비스 수출이 크게 늘어나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다채무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유럽연합 경제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특히 아일랜드와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의 부동산시장도 투기거품으로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게다가 유럽연합도 2차대전 후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으로 시작돼 은퇴하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도 경기가 감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유럽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유럽의 채무위기는 그리스 파산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막바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그리스 파산을 막기 위해 민간은행의 자기자본 증액, 민간은행들의 손실부담확대, 그리고 유럽금융안정기금 확대 방안을 둘러싸고 막바지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메르켈 총리의 경고처럼 이번 합의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길고 험난한 여정의 한 고비에 불과할 뿐이다. 결국 유럽의 과잉채무가 근본적으로 줄어들지 않는 한 유럽의 경제적 불안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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