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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정헌율 시장, 다문화자녀 “잡종·튀기” 논란!

  • 입력 2019.06.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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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정헌율 시장이 다문화자녀를 ‘잡종(강세)’라 비유했으며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 생겨”라거나 “‘튀기’라고 할 수 없어 ‘잡종’이라 했다.”는 답변에도 비판이 확산된다.

사전에 “‘잡종雜種(hybrid)’은 ‘다른 종이나 계통 교배로 생긴, 유전적으로 순수치 못한 생물을 뜻한다.”고 나왔다. 암말과 수컷 당나귀 간 잡종이 ‘노새’인 것처럼 동·식물에 사용된다. ‘튀기’도 종種이 다른 동물 간 새끼나 타 종족 간 태어난 아이를 말한다. 만물의 영장, 인간을 ‘잡종’이나 ‘튀기’라 하는 것은 극도의 비하나 혐오 용어다.

과거 미군병사에 위안부 여성 간 애꿎은 2세는 ‘튀기’ 등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당시 이들에게도 ‘잡종’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장이 다문화자녀를 ‘잡종’ 운운했다는 거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 여성과 한국남성이 합법적으로 사랑을 확인하고 정식 결혼한 자녀에 대한 몰지각한 발언이다.

단일민족이라는 한민족도 여진·거란·몽고·중국·일본 등 무수한 전란으로 지구상에 완전한 단일민족은 없다. 중국도 한족·거란·여진·몽고 등이 뒤섞였고, 미국은 무수한 민족이 혼합됐지만 ‘잡종’이나 ‘튀기’로 비하하지 않는다. 국제결혼이나 외국인 가족을 지칭하는 ‘다문화가족·자녀’라는 용어가 있다. 한국인인 다문화자녀도 당당히 취학·취업하는데 29만 시장이 ‘튀기’보다 훨씬 심한 ‘잡종’ 운운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잡종(강세)’ 발언은 시의회에서 공개됐다. 6월 13일 임형택 의원이 악취문제 질의과정에서 ‘환경적폐·마피아’ 운운하자 정 시장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처럼 잘못한 것만 지적하지 책임지고 공감 자세를 볼 수가 없다.”고 힐난했다. 임 의원은 “시장은 다문화가족 운동회에 가서 ‘잡종강세’라 했다.”며 “말씀 가리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맞받았다.

농작물이나 동물에서 ‘잡종강세’는 다른 종 결합으로 태어난 세대가 윗세대보다 우세한 것을 뜻하는데 지난달 11일 다문화가족 수백여 명이 참석한 원광대 운동회에서 나왔다. 정 시장은 “생물학적·과학적으로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다문화 자녀)를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거나 특히 CBS기자와 통화에서 “‘튀기’들이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고 할 수 없어 한 말이다.” “다문화자녀를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고 해명했다고 보도됐다. 그러나 ‘잡종’은 동식물 용어이고, ‘튀기’도 한국인과 외국인 간 태어난 2세 비하용어다. ‘튀기’보다 훨씬 심한 비하용어가 ‘잡종’인 것을 간과한 듯싶다.

익산참여연대는 20일, “거듭되는 반인권적·모욕적 비하발언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선 “반복되는 비하발언은 이해할 수준을 넘어섰다. 정 시장 시민모독과 비하가 처음이 아니다.”라며 “그간 ‘농민이 계획성 없이 가을에 돈 받아 갖고 몽창… 옛날에는 그거로 겨울에 화투치고 다 날렸잖아요(16.4.)’, ‘이 자리에 오신 분(교육대상자)은 공부를 안 해서(농민대학 17.03.)’, ‘공무원은 굴리면 된다.(16.04.)’며 농민과 공무원 비하도 서슴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참여연대는 “말은 곧 그 사람의 품격이다. 시장은 ‘혀 밑에는 도끼가 있어 자신을 해치는 데 사용 한다’는 속담을 잘 새겨두라.”고 가름했다.

익산시는 20일, 사과문을 일부 언론사에 전송했다고 하나 필자도 인터넷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정 시장은 사과문에서 “다문화 가족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다문화가족 인권신장에 앞장서 온 저로서 이번 사태가 매우 당혹스럽다.”며 “용어선택이 적절치 못했다. 다문화 지위향상에 더욱 노력하고 용어선택에도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도 21일 규탄 연대성명을 냈다. 이들은 “‘잡종’은 인종주의적·혐오적 표현으로 다문화자녀 비유는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며 “‘파리 폭동’ 발언은 다문화 자녀를 관리대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차별발언”이라고 꼬집었다. “못 배우고, 힘없고, 덜 가진 사람이나 다른 민족에도 인류 보편적인 박애 정신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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