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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전북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전국이주여성, 익산시청에서 ‘정헌율 시장’ 규탄집회

  • 입력 2019.06.25 15:41
  • 수정 2019.06.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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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버스대절, “익산시장 사과와 사퇴” 촉구
일부 이주여성, 분노를 참지 못하고 눈물 글썽거려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지난 5월, 원광대 다문화가족 운동회에서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자녀를 빗대 ‘잡종(강세)’라거나 취재과정에서 “‘튀기’라 할 수 없어 한 말이다”는 발언이 알려지며 전국이주여성 150여 명이 25일 오전 11시 시청현관에서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모독 발언, 정헌율 시장 규탄” 집회 및 회견을 가졌다.

특히 이주여성들은 “인종차별적 의식의 정 시장은 사죄하고 시장 직에서 사퇴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며 ‘잡종’이나 ‘튀기’ 발언을 규탄했는데 일부 여성은 “한국인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아이들을 얼마나 무시하기에 모독·비하냐”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차별금지법제정연대·한국이주여성연합회·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이 공동주최한 이날 집회는 전국에서 버스 등을 대절한 이주여성들이 차례로 규탄 및 자유발언을 한 후, 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5월 11일 다문화가족 운동회에서 정 시장은 “생물학적·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다.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튀기들이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 당신들은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다문화가족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문화자녀를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대상으로 표현했다.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심각한 차별과 혐오 발언이라는 인식도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즉각 사과도 없었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문화자녀를 더욱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평소 다문화가족과 이주민에 차별인식이 깊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특히 “단체행동이 예고되자 20일 발표한 사과문도 차별적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고 다문화 아이가 머리가 좋다는 덕담으로 단순 용어선택이 적절치 못했다고 했다”며 “형식적 사과문에 가깝고 시장 발언은 용어가 아닌 인식의 문제다. 일부 언론사가 아닌 여기 참여한 이주민 당사자에 제대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전북에서 두 번째 많은 결혼이민자가 있는 익산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단순 말실수로 취급된다”며 “다문화가족이 차별에 노출됐다는 강력한 증거다. 지자체 수장 인식은 관련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말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정 시장 같은 사람이 지자체 수장이기에 편견·차별은 그대로다. 결혼이민자 차별경험은 2012년 41.3%, 15년 40.7%로 일상에서 차별을 경험한다.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정 시장 같은 발언을 처벌할 수 있다”며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발언이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정 시장은 사과 의미로 자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어떤 이주여성은 “시청 현관에 ‘청년이여, 무한 상상하라!’고 쓰였는데 이주여성 자녀들은 ‘청년’에 해당되지 않느냐”며 격하게 울분을 쏟아냈고, ‘진정성 없는 종이 한 장! 도둑 사과로 끝났다 생각마라!’, ‘해명도 반인권적 익산시장 자격 없다’, ‘다문화가족이 잡종이면 한국인은 순종이냐’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흔들며 성토하다가 오후 2시 민평당 전북도당을 항의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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