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메이데이 스포츠·사우나’ 폐쇄 사태

  • 입력 2019.07.14 14:29
  • 댓글 0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한노총에서 근로자 임금과 임차인 보증금까지 남기고 잠적했다니요. 도대체 손해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직전까지 헬스·사우나 6개월 회원권을 수십만 원에 팔아놓고 줄행랑이라니 엄중 조사해야 합니다.”

전주시 소유 시설인 ‘전주 근로자종합복지관’ 수탁자인 한국노총 전주·완주지부(한노총)가 이달 9일 복지관 회원 600여 명에 문자를 보내고, A4용지 한 장에 ‘영업중단’ 통보 내용을 1층 입구에 게시한 채 잠적하자 이구동성 비난이다. 더욱 안내문에는 “경영악화로 시청에 여러 차례 협조요청을 했으나 최종 영업중단을 하게 됐다. 회원권 및 이용권 환불 건은 아래 번호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애꿎은 전주시) ‘일자리청년정책과 관계자 성함과 전화번호 및 전주시 비서실 전화번호’가 적혀졌다. 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완산구 중화산동에 위치한 근로자종합복지관은 주민에는 ‘메이데이(May Day) 스포츠·사우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근로자의 날’인 메이데이는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해 세계 근로자 연대의식을 다지는 날로, 매년 5월 1일이다. 이런 뜻 깊은 날을 의미하는 ‘메이데이 스포츠·사우나’ 위탁운영을 맡은 한노총이 임차인 보증금과 회원권 대금, 근로자 임금과 각종 공과금 등 7억4천만 원가량 남기고 잠적했다.

‘메이데이 사우나’는 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200여 m 떨어졌다. 입주 당시 논바닥에 세워진 아파트였고 사우나 주변은 미나리꽝 등 논밭이 전부였다. 이제 ‘중화산동中華山洞’이란 이름처럼 500m 안팎에 신도청과 다른 공공기관 및 시설과 음식점이 즐비한 등 ‘전북 중심’이 됐다. ‘메이데이 사우나’ 가는 길에는 ‘토탈 보석사우나’와 ‘스파라쿠아 사우나’ 등 3개 대형 사우나가 반경 50m 안에 몰려있다. 경쟁이 심해 영업이 안 될 것 같지만 전국에서도 특이하게 집중된 헬스·사우나와 차량을 통한 접근성 및 주차장 등으로 세 개 사우나는 연일 장사진이다. 민간운영 두 개 사우나는 멀쩡한데 한노총 운영 사우나만 두 번째 영업중단이다. 2017년에도 공과금을 체납하고 영업중단으로 소란이 컸는데도 전주시는 한노총에 복지관 위탁 운영을 계속해 관리감독 책임은 면치 못할 전망이다. 메이데이 사우나가 중심시설인 근로자종합복지관은 2005년부터 한노총이 전주시에서 무상 위탁받아 14년 간 운영했다. 한노총이 이윤과 손실을 책임지는 독립채산제로 시설 보수까지 맡는 위탁조건이다. 이발소와 구두방, 여탕 매점 보증금과 일부 직원 임금 및 600여 회원권 등 총 채무는 7억4천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메이데이 사우나’가 영업중단하자 지척 ‘스파라쿠아’와 ‘토탈 보석사우나’는 밀려드는 고객들로 ‘행복한 비명’이다.
 
전주시와 협의도 없이 한노총이 운영중단 상태로 평소 차량으로 가득 찼던 주차장은 텅 비었고 이따금 회원들이 개인용품을 찾으러 라커룸에 들릴 뿐이다. 오랫동안 사우나를 이용했다던 K씨는 “갑자기 영업중단이라니 직전까지 회원권을 사들인 시민은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J씨도 “근로자를 위한다는 한노총이 임차인 보증금과 근로자 임금 및 영업중단 전날까지 회원권 매각은 ‘먹튀’ 아닌가?”라며 ‘관계기관 엄중조사’를 촉구했다. 전주시는 회원권자 등 피해자 법적대응 방침에 법률서비스 제공 방침으로 메이데이 사태는 민·형사 사건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수탁자인 한노총과 임차인이 체결한 ‘부동산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 단서조항에는 “‘보증급 지급 의무’는 한노총 전주·완주 지부에 있지 않다.”고 돼있어 법적분쟁 소지도 있다. 피해자와 인근 주민들은 메이데이 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더라도 ‘노조’에 공익시설을 다시 맡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다. 차제에 피해액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책임을 엄중히 묻고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등의 ‘직영’을 요구한다. 막대한 시민편익시설을 놀릴 수는 없다. 전주시 직영 등 적극 관심을 촉구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