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읽는 아침] 백석의 ‘박각시 오는 저녁’ 해설

  • 입력 2019.07.15 17:00
  • 댓글 0

박각시 오는 저녁

-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방 문을 횅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박꽃이 피는 저녁이면 달빛을 따라 박각시 나방이 지붕 위로 날아듭니다.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집안의 문이란 문은 다 열고 밖으로 나갑니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멍석을 깔고 누우면 밤의 장막이 내려와 지친 이들을 덮어줍니다. 돌우래, 팟중이 같은 작은 곤충이 울기 시작하고, 잔콩 같은 별들이 하늘 마당으로 우르르 쏟아집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