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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애국가도 모르고, 안 부른다니

  • 입력 2012.06.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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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란 한마디로 나라를 사랑하는 뜻으로 온 국민이 부르는 노래이다. 모름지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애국가 4절까지는 다 몰라도 1절 정도는 부를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얼마전 조선일보가 조사발표 한바에 따르면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애국가를 불러보게 하고 가사를 적게 했는데, 4절까지 적어낸 학생은 단 1명도 없었고, 1절 이상을 적어낸 학생은 100명 중 36명에 불과했다. 맞춤법이 조금 틀려도 정답으로 인정한 결과였다. 나머지 64명은 1절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중 18명은 아예 백지 상태로 제출했다. 저학년(1~3학년)뿐 아니라 고학년(4~6학년) 중에서도 1절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애국가는 안익태 작곡, 작사자 미상의 우리나라 국가(國歌)이다. 가사는 윤치호·안창호·민영환 등이 만들었다는 설이 있으나 어느 것도 공인되지 않았고, 곡은 1936년에 만들어져 1948년 8월15일 정부수립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로 불리게 됐다. 그 이후 정부·공공단체·민간단체·학교 등 공식행사에서 국민의례로 애창돼 왔다.

이번 조사에서 애국가의 작곡가가 누구인지도 대부분 몰랐다. '안익태'라고 정답을 맞힌 학생은 100명 중 7명이었고, 93명의 학생은 백지 혹은 오답을 적어냈다. 절반 이상이 백지 답안을 냈고, 일부 학생은 '세종대왕', '신사임당', '대통령', '이율곡'이라고 적어냈으며, 한 3학년 학생은 '베토벤'이라고 썼다.

1학년용 '바른생활'에는 '애국가를 부를 때에는 바른 자세로 서서 부릅니다' 등의 내용과 함께 음정이 표시된 애국가 가사가 적혀 있다. 또 1학년용 '생활의 길잡이'에는 1절부터 4절까지의 애국가 가사 일부를 비워놓고 이를 채워넣게 하는 학습내용이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1학년 과정에서 애국가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의문이 간다. 많은 학생들이 1학년 때 배우고는 그 뒤로 애국가를 별도 학습하거나, 조회 때도 잘 부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방송 조회 때 부르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아이들이 애국가를 부를 기회는 거의 없으며 학생들이 1절밖에 모르는 것을 알고 조회 때 1절만 부르게 한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애국가 교육은 각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실외조회가 일제식 교육이라는 이유로 점점 사라져 애국가를 부를 기회가 없어진 현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런데 전교생 770명이 애국가 4절까지 다 부를 줄 아는 초등학교가 있어 화제다. 바로 경기도 파주 새금초등학교다. 지난 7일 국가보훈처가 개최한 '통큰나라사랑 애국가부르기 대회'에서 최다인원참가상인 '통큰나라사랑상'을 받았다. 새금초 조일훈 교장은 학생들이 애국가 4절까지 다 알고 있는 학생은 전교생 중 30%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교내 '애국가 외우기 대회'와 '태극기 그리기 대회'를 열은 결과였다. 그리고 중증 장애학생들의 특수학교인 '대전 성세재활학교' 전교생 96명은 '가을하늘상'을 수상했다. 이 학교는 매주 조회 때마다 애국가 1절을 부르고, 음악 시간에는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도록 가르친 결과였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비장애인 못지않음을 보여줬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의 효과가 얼마나 지대한가를 입증해주는 사례이다. 공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주역들이 애국가를 모른다는 건 애국가를 소홀히 하도록 만든 교육과 기성세대에도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애국가를 모르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모르는 것을 결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가르쳐 주지 않는데 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은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 1980년대 운동권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00년 1월 창당 이후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부르는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택했다. 진정한 대한민국의 정당이라면 최소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국심에 둬야 한다. 우파든 좌파든, 보수든 진보든, 현실주의든 이상주의든 최소한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국심이 있다면 대한민국 공식 국가(國歌)인 애국가를 불러야한다. 어느 정당이든 사회단체이든 태극기와 애국가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세를 다른 어떤 기준으로도 이를 건너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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