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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요즘 대세는 송가인이어라~~~

  • 입력 2019.08.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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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순천에서 인물자랑 말고, 여수에서 돈 자랑 말고, 벌교에서 주먹자랑 말고, 고흥에서 힘자랑 말고, 진도에서 소리(그림·글씨)자랑 말라.”는 말이 있다. 해석이 약간씩 다르나 과거 합격자가 많던 순천이나 포구나 항구로 풍요롭던 여수, 싸움을 잘해서가 아니라 ‘교통중심지’라 고흥이나 보성 등 다른 지역민이 벌교 사람 건들었다면, 언젠가 벌교를 지나다가 당할 수밖에 없어서란다. 박치기 왕 김일, 복싱영웅 유제두가 태어날 정도로 ‘힘 자랑 말라.’는 고흥高興은 “높게 흥한다.”는 말처럼 한국최초 우주개발 전초기지인 ‘나로도 우주센터’가 있다. 송가인 고향, 진도珍島는 ‘보배 섬’이다. 남종화 산실,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소치小痴 허련許鍊(1808~1893) 거주지로 시서화詩書畵 삼절 고장이니 그림과 글씨 남도1번지다. 특히 밀양·정선아리랑과 함께 3대 아리랑인 ‘진도아리랑’과 춤과 노래를 함께 해 소리 춤인 ‘강강술래’ 고장이니 “소리(노래) 자랑 말라”는 뿌리가 깊다. 제주와 거제 다음으로 넓은 진도에는 국립남도국악원,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삼별초로 유명한 배중손 사당, 남도석성이 있다. 항몽유적지 용장산성과 이순신 장군이 거센 물길을 활용해 ’상유십이 미신불사尙有十二 微臣不死‘라는 말처럼 12척으로 133척 왜선을 물리친 명량(울둘목)대첩처럼 충절과 예술의 고장이다. 신영희 명창은 물론 주민들이 소리 몇 곡은 기본인 토양에서 송가인이 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리라.
본명이 ‘조은심’인 86년생으로 만 32세인 ‘송가인’은 예명이다. 둘째 오빠는 아쟁, 올케는 꽹과리를 했고, 모친 송순단은 무형문화재 제72호 ‘씻김굿’ 전수조교다. ‘씻김굿’은 죽은 사람 영혼이 극락 등 좋은 곳으로 가도록 비는 소리와 춤이 어우러진 무제巫祭다. 송가인은 목포 박금희 명창 제자로 중앙대 국악과까지 국악을 하다가 트롯가수로 바꾸었다. 모친과 함께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대상을 수상했고, 연말 결선에서 2등을 할 정도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 곡을 수천 번 불렀을 정도로 각고刻苦의 노력도 했다. 저음과 고음 폭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자유자재로 변형하는 창법과 국악 풍 트롯은 단번에 트롯대상을 거머쥐었다.

‘붐’과 함께 시장과 음식점, 야구장이나 무명시절 도움을 줘 ‘서울 아빠’라는 강남터미널 지하상가 주얼리 가게 등을 찾아 노래 부르는 ‘뽕 따러 가세’는 ‘TV조선’ 시청률을 최고로 끌어 올렸다. 오랜 무명 시절에도 부모님에 물려받은 순수한 마음을 잊지 않고, 겸손함을 유지하며 좌중을 휘어잡는 창법과 위트, 걸쭉한 사투리에 “내숭 떠는 것을 싫어한다.”며 거침없는 먹성까지 시간·장소 불문이다. ‘맛과 멋, 흥과 끼’가 어우러진 송가인은 ‘미스 트롯 대상’에 그치지 않고, 생활전선에서 고생하는 5-60대 이상 추억과 향수를 자극했다. 취업과 사업이 어려운 청·장년층 등 남녀노소·지역 불문하고 빠져 들었다. 필자도 카톡에 동창이 올린 노래를 보고 뒤늦게 알았으나 ‘가요사 한 획을 그을 걸물’로 평가하고, 동영상을 카톡에 올릴 정도다.

전 국민을 웃고 울며, 열광하게 만든 원인은 몇 가지다. 삶이 팍팍한데 국토 서남단 진도에서 ‘민초의 딸이 몇 달 전까지 월세 방에서 비녀를 팔아 생계를 잇다가 트롯 여제’로 등극해 동류의식으로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많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상 시상식장에서 “부모님 돈을 많이 가져다 써서 고생시켜 드렸다.”며 “시상금을 엄마 통장에 바로 꽂아(보내) 드리겠다.”는 갸륵한 심성과 겸손함 때문이다. 트롯 동료나 대학 친구들은 물론 고향 마을 친척과 주민에도 스스럼없이 다가가 노래 부르는 친근감과 부모에 대한 효심 등 좋은 마음이 특히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자식은 엄마 따라한다고, 국악 하다가 엄마처럼 무속을 할까봐 두려워 그곳(트롯)으로 보냈다. 불쌍한 어린이도 도와주며 열심히 살자.”는 송순단씨에 물려받은 듯, “열심이 벌어 부모님 호강시켜 드리겠다.”는 송가인 심성이 더욱 크다. 트롯으로 전국 탑을 찍었으니 초심 잃지 말고, 어두운 곳에 관심도 갖고, 국민 모두 박수 치는 따뜻하고 기분 좋게 하는 용모이니 그대로 놔두고(?), 좋은 인연 만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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