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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말짱 도루묵’ KTX김제역 정차!

  • 입력 2019.08.18 15:01
  • 수정 2019.08.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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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도루묵’ 어원은 임란(1592) 때 선조의 ‘의주’나 이괄의 난(1624) 때 인조의 ‘공주’ 몽진蒙塵 등이 거론된다. “피난에 지친 임금이 ‘묵어(목어木魚)’를 먹고 맛이 아주 좋아 ‘은어銀魚’로 이름을 바꾸도록 했다. 훗날 편할 때 다시 먹은 임금은 맛이 없자 “도로 묵어(목어)라고 해라.”고 해, ‘도루묵’이 됐다. “애쓴 일이 헛되이 되거나 변변치 못했을 경우”를 ‘말짱 도루묵’이라 한다. ‘조삼모사朝三暮四’도 “말장난이나 잔꾀로 속이는 것”이나 ‘여기에 넘어가는 원숭이처럼 어리석은 사람이나 경우’를 뜻한다.

최근 ‘4년 만에 KTX 김제역 정차’ 과대홍보는 특히 심하다. 2015년 하루 상·하행 13편보다 못한 상·하행 4편으로 대폭 준 데다 오송을 통한 KTX 전용선이나 신역사가 아닌 ‘서대전을 우회’해 기존 ‘호남선 김제역’에 정차한다.
 
2019년은 호남선 KTX 개통 15주년이다. 2004년 최초 개통한 KTX는 서대전을 통한 호남선 ‘기존선(로)’를 이용하다가 오송-익산을 잇는 직선 전용선(로)가 2015년 4월 개통됐다. 용산 발은 익산까지 최단 62분, 용산 발 서대전 우회는 최단 1시간 56분이 걸린다. 서대전 우회가 무려 54분이 더 걸린다. 2015년까지 김제역에는 상행 7편·하행 6편 등 총 13편 KTX가 정차했다. 그해 김제역 부근에도 별도 전용선이 개설돼 KTX는 전용선을 통해 김제를 지나칠 뿐이고,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만 기존선을 통해 김제역에 정차했다. 졸지에 서대전 우회 상·하행 13편 정차에서 전혀 정차하지 않는 역으로 전락했다.

박준배 시장 취임 이후, ‘KTX 김제역 정차 캠페인’이 추진됐다. 당연 익산-김제-정읍으로 통하는 전용선에 김제신역사를 건립해 정차가 목표로 간주됐다. 그러나 혁신도시와 동떨어져 효과도 없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느닷없이 지난 13일 박준배 시장과 총선을 앞둔 김종회 국회의원 등이 긴급회견에 나섰고, 긴급 보도자료까지 배포됐다. 내용을 요약하면, 『김제역 KTX 정차가 승인돼 ‘KTX 김제 시대’가 개막됐다. 김제·부안·완주 등 54만 주민 교통편의성 제고는 물론 잼버리 성공에도 청신호다. 국토부는 13일 김제역 정차를 승인했다. 오는 9월 16일부터로 용산-목포 상행(오전 7시·오후 6시12분)과 하행(오전 11시45분·오후 7시20분) 2차례씩, 하루 4회다. 김종회 의원 전매특허인 ‘뒷심’ 결과물로 평가된다. 김 의원은 이낙연 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과 면담에서 김제역 정차 당위성을 언급했다. 박준배 시장은 중앙부처를 방문하거나 국토교통위 소속 국회의원을 만날 때 등 김제역 정차를 건의했다. 박준배 김제시장 등이 공동위원장인‘KTX 김제역 정차 추진위’ 활동도 큰 역할을 했고, 특히 김제역 정차 분위기 붐 조성을 위해 75회 릴레이 캠페인과 도민·출향인 등 7만6천여명 서명 등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필자도 오송-익산-김제 간 ‘KTX 전용선’에 신역사 건립을 포함한 ‘김제역 정차’로 생각하고 도내 언론인들처럼 대서특필했다.

김제시 보도자료에는 “시민 염원 드디어 이뤄졌다. 김제역 정차 실현으로 경제도약 길 열었다”, “김제발전 새 계기 마련” 등등이다. 박 시장 끈질긴 노력이 주요했다고 치켜세우는 낯 뜨거운 내용이다. 호남선·전라선·군산선이 몰리는 익산 지역경제와 인구도 최악이다.

과거처럼 최단 54분이 더 걸리는 ‘서대전 우회’에 기존 호남선 ‘김제역 정차’다. 속도가 생명인데 서대전 우회라니 혁신도시는커녕 부안·김제주민도 그 시간에 익산 가서 오송을 통한 KTX 활용이 더 나을 것이다. 과거 호남선 상·하행 13편이 4편으로 축소됐는데 웬 호들갑인가? 아무리 선거 직이라지만 ‘국토 균형발전 등을 위한 계기’ 운운은 주민을 우롱해도 너무했다는 여론이다. 4년 전과 똑같은 KTX를 1/3 편수도 못 되게 정차하는데 긴급회견에 ‘만세’까지 부르다니 전북도민을 뭘로 보는지 모르겠다. ‘말짱 도루묵’보다 못하고, 조삼모일朝三暮一인데 자화자찬·허장성세가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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