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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읽는 아침] 허만하의 ‘나비의 이륙’ 해설

  • 입력 2019.10.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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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이륙 / 허만하

 

 땅에 떨어진 흰나비 한 마리 개미에게 끌려가고 있다.

 바람의 저항을 활짝 펼친 돛으로 맞서며 봄 바다 연두색 수면을 우아하게 미끄러지고 있는 흰 범선 한 척. 돌아갈 항구가 보이지 않는다면 싸락눈처럼 햇살이 튀고 있는 주홍색 지면은 한 마리 청어처럼 싱싱한 나비의 바다다.

 요절한 나비의 영혼은 불타는 흰 눈송이의 날개를 펼치고 물보라를 헤치는 뱃머리 방향으로 푸른 무한을 날아오르고 있다. 자욱이 흩날리는 벚꽃 꽃잎보다 가벼운 날개 흔들며 날아오르고 있다. 나비는 숨진 지점에서 벌써 하늘을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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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나비의 주검이 개미들의 부축을 받으며 연두색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날개에 햇살이 튀고 있습니다. 요절한 나비의 영혼이 흩날리는 벚꽃 꽃잎 사이를 헤치며 무한을 향해서 날아오릅니다. 나비에게 죽음이란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날아가는 것,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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