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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신현정의 ‘극명(克明)’ 해설

  • 입력 2019.10.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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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克明) / 신현정

 

이른 아침 한 떼의 참새들이 날아와서는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날고

마당을 종종걸음 치기도 하고

재잘재잘 하고 한 것이 방금 전이다

아 언제 날아들 갔나

눈 씻고 봐도 한 마리 없다

그저 참새들이 앉았다 날아간 이 가지 저 가지가 반짝이고

울타리가 반짝이고 쥐똥나무가 반짝이고 마당이 반짝이고

아 내가 언제부터 이런 극명(克明)을 즐기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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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온기가 머물다간 자리는 빛이 납니다. 그것이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나뭇가지 몇 개 흔들고 간 것뿐인데, 울타리가 반짝이고 쥐똥나무가 반짝이고 마당이 반짝입니다. 아침 한나절, 모든 것이 밝고 환하게 빛나 보이는 것은 작은 참새 떼가 몰고 온 온기와 생명력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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