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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아사달(석가탑)과 아비지(황룡사탑), 미륵사

  • 입력 2019.11.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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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부여길 오백리길 님 두고 가는 길에/서라벌에 맺은 사랑 영지에 던지며는/달빛도 별빛도 울어주던 그날 밤/나는 가네. 나는 가네. 님 없는 부여 땅에(1절).“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 고대원이 노래한 ‘무영탑 사랑’이다. 지난달 경주 일대를 탐방했다. 필자는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 ‘백제(사택)왕후’가 ‘사택선화’라는 입장이나 진평왕 셋째 딸, 선화공주와 서동(무왕)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 ‘설화’를 근거로 익산과 경주시가 98년 자매결연 후, 친교에 앞장섰던 경주문화원을 방문했다. 옛 경주부 동헌 내아로 구 경주박물관을 거쳐 문화원으로 활용되는 건물은 박물관 시절 에밀레종 종각은 창고로, 박물관 본관은 향토사료관으로 활용된다. 첨성대와 경주 김씨 ‘김알지’ 탄생설화가 있는 계림, 월성 발굴현장, 교촌마을 경주향교와 월정루·월정교 등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사랑이 서려 있는 현장도 방문했다. 대릉원을 돌아보고 불국사와 석굴암을 구경했다. 백제 장인 ‘아비지’가 세웠다는 황룡사 9층탑이 있던 황룡사지와 문무왕과 관련된 감은사지와 대왕암을 바라볼 곳에 가지 못해 아쉬웠다. 불국사 다보탑(국보20호)은 유영탑有影塔(그림자가 있는 탑)이고, 석가탑(국보21호)은 백제 석공, ‘아사달’과 ‘아사녀’ 죽음을 초월한 사랑이 서려 무영탑無影塔(그림자가 없는 탑)이라 한다.

아사달과 아사녀, 아비지는 누구인가? 아사달은 두 가지다. 아사달阿斯達은 삼국유사에 고조선 ‘단군왕검이 도읍을 삼았다는 지명’으로 국호를 조선이라 했다는데, 평양이나 구월산이라는 설이 있을 뿐 정확치 않다. 석가탑을 세운 장인도 아사달로 당나라나 백제 석공이라는 기록으로 대별된다. 불국사는 751년(경덕왕10) 재상 김대성이 착수해 774년(혜공왕10) 준공됐다. 528년 최초 건립돼 불사를 거듭하며 김대성이 확장했다는 기록도 있다. 다보탑과 석가탑이 통일신라 경덕왕 때 건립됐다면 당나라와 시기가 맞지만 660년 패망한 백제와는 맞지 않는다. 망한 지 100년 후, 옛 백제 부여나 익산에서 온 석공으로 추정된다.

‘화엄불국사 고금역대제현 계창기’에는 아사달을 당 석공으로, 아사녀는 누이로 기록했다. 동도칠괴東都七怪(동쪽 도읍, 경주 일곱 가지 괴이한 일)에 속하는 “‘불국사 무영탑’만 연못에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다.”고 기록됐다. 팔괴八怪에도 불국영지佛國影池(불국사 그림자 연못)가 포함했다. 연못 위치도 외동읍 괘릉리 등 복수 지역이 거론된다.

부여 태생 시인 신동엽(1930~1969)은 ‘껍데기는 가라’ 중간에 “그리하여 다시/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는/아사달과 아사녀가/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라고 썼다. 그는 ‘아사녀阿斯女’라는 시도 남겼다. 아사달을 당나라나 백제 석공, 아사녀도 아사달 처나 누이로 각각 기록됐다. 아사녀가 아사달이 아닌 김대성을 사모했다는 기록도 있다.

현진건이 1929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고도순례 경주’에 나오는 기행문 ‘무영탑 전설’에는 당나라 석공이라 했으나, 현진건이 1938년부터 동아일보에 연재한 소설, ‘무영탑’에는 부여 사람 아사달阿斯怛로, 부인은 아사녀로 설정했다. 고조선 단군왕검이 도읍으로 했다는 아사달阿斯達과 達(통달할 달, 자랑스러울 달)과 (슬플 달)로 한문만 다를 뿐 한글은 똑같다. 신동엽은 아예 아사달을 단군 도읍지와 한문까지 같은 阿斯達로 개명했다. 신상옥 감독·최은희 주연 ‘무영탑’과 김수용 감독·신영균·김지미 주연 ‘무영탑’이 현진건 소설을 대본으로 촬영됐다.

선덕여왕 14년(645) 때 백제 장인 ‘아비지阿非知’가 세운 ‘황룡사지 9층탑’과 ‘황룡사 장육불’(혹은 국보29호 봉덕사종=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진평왕 옥대’가 ‘신라삼보新羅三寶’다. 9층으로 추정되는 미륵사지중앙목탑 건립 경험이 활용됐다. 몽골군이 불태운 ‘황룡사탑과 황룡사·미륵사중앙탑과 미륵사 복원’은 물론 ‘경주 월성과 한성궁성·공주 공산궁성·부여 사비궁성·익산 왕궁성’을 경북(경주)과 전북(익산) 대·소목장과 석공이 절반씩 상대지역에 교차 참여해 복원했으면 싶다. 정부 차원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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