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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읽는 아침] 최서림의 ‘슬픔의 힘’ 해설

  • 입력 2019.11.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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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힘 / 최서림

 

기쁨은 염소같이 곧잘 옆길로 새지만

슬픔은 한 생애를 황소처럼 끌고 간다

 

샛길로 샌 기쁨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도

눈물을 삭이며 걷는 슬픔은 길을 잃지 않는다

 

기쁨은 슬픔이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빙산이다

바닷물이 짤수록 빙산은 오롯이 잘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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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일은 불꽃을 닮아서 확 솟았다가 금방 사그라들어버립니다. 하지만 크게 상처받은 일이나 슬펐던 일은 얼음처럼 서늘해서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위축시키고 얼어붙게 합니다. 우리가 위축되면 위축될수록 상처는 점점 커져 급기야 우리를 커다란 빙산 속에 가두어버립니다. 불붙은 대상이 다 타버리면 불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지만, 얼음은 그렇게 쉽게 녹지 않습니다.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녹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한평생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래서 시인이 슬픔은 한 생애를 황소처럼 끌고 간다고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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