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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기고
  • 기자명 주영서 기자

‘남자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설치 제안’

  • 입력 2019.12.13 11:02
  • 수정 2019.12.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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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경제복지여성위원회 이종화 의원

 

[기고문=창원] 주영서 기자=남성이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자 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해야 함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로봇이 근로자를 대신하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개발되는 21세기지만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치부되는 현실입니다. 여자 화장실에는 있는 기저귀 교환대가 남자 화장실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 이를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없다는 것은 아빠 혼자 아기를 동반했을 경우에는 비위생적인 화장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기저귀를 갈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제 남성 육아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남자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설치는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 육아 휴직자 9만 1,493명 중 남성이 1만 6,132명으로 전체 육아 휴직의 17.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 손에 카페라테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민다고 해서 붙여진‘라테파파’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창원시 역시‘창원 짝꿍 아빠단’결성 사업을 진행하며 아빠 육아를 장려하고 있고 남성 육아 휴직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용보험 통계에서 최근 창원시 남성육아휴직자 현황을 보면 2016년에는 118명이었으나 2019년 9월 말 현재는 379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에 남성이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창원이 되는데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겠습니다. 육아를 경험한 아빠들 사이에서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할 때 겪는 불편함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수유와 기저귀 갈이라고 합니다. 지난 달 중순, 진해에서 열린 육아 콘서트에 참여한 아빠들도 남자 화장실에는 기저귀 교환대가 없어서 아이를 데리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진땀을 뺀다고 토로했습니다.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는 사회 환경과 기업 문화를 바꾸게 합니다. 스웨덴은 1974년부터 여성 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세계 최초로 부모 공동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이 사회 인식과 조직의 기업문화를 바꾸었고 남녀 공동육아 문화를 만들어 냈던 것입니다.

때문에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는 것은 육아에 대한 성별역할분담 의식을 바꾸는 것이기도 합니다. 육아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는데도 외출 시 기저귀 갈이는 언제나 엄마 몫이 되는 것은 ‘육아는 곧 엄마’라는 편견을 갖게 합니다.

공중화장실 등의 설치 기준(제6조 제3항 및 제6조의 2관련)에는 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를 철도역, 공항 시설 등 도로 휴게시설의 남녀 화장실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지만 여성가족부는 영유아를 동반한 엄마, 아빠가 자녀 기저귀를 편하게 갈아줄 수 있도록 문화시설이라든가 종합병원, 공공업무시설 등의 남녀 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남자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보편화되어 있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더 늘려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고 일본 역시 내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하여 남자화장실의 기저귀 교환대를 더 늘려야 한다는 아빠들의 서명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남자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설치는 육아하는 아빠를 배려하는 사회적 책무입니다.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도 아니고 남성이 여성을 도와주는 형태로 접근해야 할 문제도 아닙니다. 육아는 부부가 함께하는 양성평등의 권리라는 기조에 맞춰 양육 환경 개선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끝으로, 우리 창원시에서 태어나는 아기들이 집 근처의 공원에서 아빠와 함께 편하게 산책하고 뛰어놀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육아와 연관 있는 편의시설이나 놀이시설이 갖추어진 곳에는 아빠도 쉽게 기저귀 갈이를 해줄 수 있도록 남자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설치와 같은 육아 환경을 만들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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