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탐욕의 ‘황금배지 해’를 보내며!
[칼럼] 탐욕의 ‘황금배지 해’를 보내며!
  • 고재홍 기자
  • 승인 2019.12.29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황금돼지 해’가 저문다. 그러나 황금은 없고 위축된 경기에 시위·농성과 단식 및 ‘몽니·띵깡·꼼수·떼법’이 난무하는 국회공전으로 민생은 팽개쳐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해년己亥年 내내 아귀다툼 결과가 개혁인가, 개악인가? 한국정치 최초로 내년 4·15 총선부터 준연동형 비례제가 실시된다. 한국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4+1(민주당·미래당 통합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제출한 선거법 개정안이 가결됐다. 한국당과 민주당 비례정당 등 위성정당까지 거론된다. 지역기반이 강고한 거대양당이 지역구에 비례대표까지 독식할 수 있어 소수정당에 불리할 수 있다. ‘황금돼지’는커녕 난장판 밥그릇 싸움 ‘황금배지’ 해다. 국민들은 ‘정치권 특권폐지’ 등을 개혁 종착점으로 보나 “티끌은 잘 보는데 대들보는 철저히 무시한다.” 6색 당파싸움으로 옛 부여 ‘마가·우가·구가·저가’를 보는 듯하다.

올해 기해년은 이종무 장군이 세종1년(1419년) 대마도 정벌로, 대마도주가 항복한 기해동정己亥東征 육십갑자 10주갑周甲(6백년)이다. 3.1운동 100주년이기도 하다. 일본이 첨단소재 수출규제에 이어 ‘수출절차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아베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경제전쟁은 미해결 상태다.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했으나 지소미아GSOMIA(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여부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문 대통령의 평양시민에 연설과 백두산 천지 방문에 이어 동·서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까지 천지개벽으로 한민족이 황금방석에 오를 것 같았다. ‘핵폐기(비핵화)’가 먼저냐, ‘제제해제와 체제보장’이 먼저냐 샅바싸움만 하다가 북한이 발사체를 무수히 날렸다. ‘자유와 빵’을 마련하면 탈북도 없고 체제보장도 될 텐데 ‘체제전환’이나 ‘개혁·개방’은 관심도 없다. 역대정부 중 가장 우호적인 현 정부에도 막말을 쏟아내 ‘체제경쟁’이 안 되니 ‘핵무기’로 ‘북한 상층부 기득권 유지’가 목적인 듯하다. 비핵화 의사가 전혀 없음도 드러냈다.

내년까지 화려한 ‘마지막 불꽃’처럼 아파트가 쏟아질 조짐이나 이후 구조적 장기침체가 전망된다. 저금리 등으로 방대한 유동성이 ‘투자’ 대신 ‘투기’로 몰린데다 자사고와 외고 폐지 방침 등으로 강남8학군 등 서울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아파트만 폭등했다. 이외 지역은 하락해 빈부격차와 소득양극화만 심해졌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가 낫다”는 셈이다.

자연 청년층은 결혼을 미루고 결혼해도 자녀가 줄어 ‘다산의 상징’인 돼지가 무색하다. 올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인당 평생 출생아 수)은 0.9명 세계 꼴찌로 OECD 평균 합계출산율 1.68명 절반 수준이다. 1명도 안 되는 유일한 OECD 회원국일 정도로 저출산이 심각하다.

힘센 자 탐욕은 ‘멧돼지’나 ‘저팔계猪八戒’ 식탐보다 극심해 공기업이나 지자체 관련기관 등 채용비리로 성한 곳이 없다. 대학입시와 고위공직자 채용과정에 의구심을 가진 국민도 많다. ‘58년 개띠’보다 많은 올해 환갑 ‘59년 돼지 띠’는 물론 60년대 초반 출생자까지 ‘베이비 붐’ 세대가 대거 은퇴한다. 청년층이 반사이득을 볼듯하나 취업난은 여전하다. 채용 및 부정비리도 정치권이 도맡아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과 소비위축 및 중간상 폭리 등으로 생산원가 이하로 추락해 애꿎은 ‘양돈養豚’ 농가만 울상이다.

총선이 임박하니 국회의원과 지자체 등이 정당 불문 ‘사상최대’ 국가예산 확보라는 플래카드나 홍보자료만 쏟아낸다. 심지어 512.3조로 9.1%나 급증한 정부예산 증가율에도 못 미치는 국비확보를 과대포장·허장성세로 일관하는 요동지시遼東之豕(‘요동돼지’로 하찮은 공을 내세우는 사람)도 그득하다. 국내외 정세가 위중한데 기해년을 허송한 정치권에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증자曾子의 돼지’는 없고 “너 죽고 나 살자.”는 ‘조조曹操의 돼지’만 무수하다.

저돌적猪突的 난장판 밥그릇 싸움으로 점철된 ‘황금배지 해’다. 누가 돼지를 탐욕스러운 동물로 묘사했을까 의문이 증폭되는 연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