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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감종해의 ‘어머니와 설날’ 해설

  • 입력 2020.01.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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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설날 / 김종해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오르고

밖에는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

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

 

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

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

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

 

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놓은

새해 아침 하늘 위에

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오르고

어머니는 햇살로

내 연실을 끌어올려 주셨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어린 시절의 명절은 특별했습니다. 예쁜 새 옷과 맛있는 음식, 주머니를 불룩하게 만들어주던 세뱃돈……. 어린 시절의 설날이 그토록 특별할 수 있었던 것은 꽉 막힌 도로에서 하루 종일 운전대를 잡고 있을 필요도, 고단한 가사노동에 몸살이 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름다운 설날의 기억은 밤새 잠도 못 주무시고 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고 산나물을 무치시고 생선을 다듬으시며 정성과 사랑으로 빚어주신 어머니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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