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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 기자명 최장환 기자

역사연구의 기초를 허물면서 개항장 관광 상품화만 꿈꾸는 인천시!

  • 입력 2020.02.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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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인천]최장환 기자= 인천광역시가 지난해 3월에 무려 4억4천만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맡긴 〈개항장 문화지구 문화적 도시재생〉사업구상 용역결과가 지난 2월 18일 시 홈페이지에 PPT 파일과 홍보용 동영상으로 공개됐다.

총 27쪽으로 압축된 자료를 보면 문화적 도시재생이 필요한 이유 등으로 대부분의 분량을 채우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4∼5쪽에서 여러 세부사업들을 제안해 놓았지만, 그 결과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근대사의 중요한 무대였던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이 용역 보고서가 전제한 것과 달리 이미 수많은 조명을 받았고, 그만큼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정부는 개항장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10년 전국 다섯 번째 문화지구로 지정했고, 인천시도 조례를 제정해 개항장 문화지구 활성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개항장 문화지구는 지나친 관광개발 논리를 앞세웠던 역대 중구청장의 구정이 주를 이루면서 ‘애경사 철거사건’처럼 역사문화자원을 훼손하는 사태를 빚었다.

게다가 조례에 근거해 개항장 문화지구 활성화 주체로 지원해야할 ‘개항장 문화지구 주민협의회’ 활동도 인천시의 무관심 속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접근했어야할 이번 용역은 안타깝게도 역대 중구청장이 일방적으로 펼쳐왔던 “어떻게 하면 개항장에 더 많은 관광객이 올 수 있을까”라는 개발지상주의적 목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인천개항 창조도시 도시재생사업’의 연계용역이라는 설정 자체가 몰역사적이라고 비판받았던 역대 시장의 과오를 반복하고 있는데다가, 도시 관광 활성화, 일자리 창출, 교통 환경 개선이란 목표도 역사에 대한 재조명보다는 성과주의를 우선하는 용역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용역은 2020년부터 본격화될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 부지와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강제 개항의 아픈 역사가 있는 인천항과 개항장을 연계해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목소리가 엄존했던 사실도 몰랐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와 역사학계의 의견수렴이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번 용역의 가장 아픈 대목은 ‘역사 낭만’이란 설정이다.

개항장은 아픈 역사다. 관광을 위해 낭만화해야 할 역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외세의 식민지 침탈과 일제 강점기의 아픔이 곳곳에 서려있는 오욕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용역은 개항장 역사에 대한 심화 연구 및 발굴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시각을 결여한 채, 겉으로 드러난 개항장의 역사를 애써 보여주려는 잔기술로 시종하고 있다.

인천 개항장의 역사는 아직도 깊이 있게 연구해야할 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데는 개항장을 도시개발의 한 방편으로 보는 몰역사적 시정이 원인이다.

원(原)도심의 균형발전을 관장하는 부시장과 담당 조정관이 개발 행정에 능통한 인사들이다보니 나타난 결과일 것이다.

해법은 해당 부서에 인천의 정체성을 담아낼 민간 전문가를 들여 고질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번 용역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개항장가배문화협의회/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문화인천네트워크/
배다리전통주학교/스페이스빔/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천고전연구소/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홍예門문화연구소/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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