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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김춘수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해설

  • 입력 2020.02.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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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靜脈)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靜脈)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수만의 날개를 날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 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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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삼월을 눈앞에 두고 눈 내리는 삼월의 도시를 그려봅니다. 봄과 겨울이 혼재한 환상의 세계, 샤갈이 살았다는 이국의 도시에는 샤갈의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녹색으로 상기된 남자가 봄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푸른 정맥 위에 내리는 눈을 상상해봅니다. 어서 겨울이 끝나고 쥐똥만 한 겨울 열매들이 새로운 생명을 만나는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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