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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월가를 점령하자'…시위의 원인과 정책실패

  • 입력 2011.11.0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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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처럼 가계소비가 크게 반등을 보인 사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 3분기에 미국 가계가 크게 증가한 것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계가 저축한 돈으로 소비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가계의 개인가처분소득은 물가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경상소득면에서는 전기대비 0.6% 증가에 그쳐 2분기의 3.9%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다. 또 200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는 전기대비 -1.7%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즉 미국 가계의 실질소득은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0년 2분기에 5.6%를 기록한 후 5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미국 가계의 저축과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 추이를 보면, 저축액은 올 3분기에 4,727억 달러로 2분기의 5,889억 달러에 비해 1,162달러 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2분기의 5.1%에서 3분기에는 4.1%로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미국 가계는 실질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저축한 돈으로 소비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올 3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연환산치 2.5%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보다 높은 수치로 주로 가계소비 증가와 기업설비투자 증가에 기인한다. 그러나 미국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은 감소하고 있으며 명목 가처분소득 역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결국 미국 가계는 저축을 줄여 소비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 가계의 저축은 큰 폭으로 감소를 보였으며,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도 2분기의 5.1%에서 3분기에는 4.1%로 1%포인트나 줄었다.

미국 민간기업의 취업자수는 금융위기를 전후로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 취업자의 직접급여소득은 금융위기 전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월가의 금융업들의 직접급여 급증에 기인한다. 미국 금융업의 취업자도 금융위기를 전후로 75만명 가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업 취업자 1인당 직접급여액은 오히려 금융위기 전에 비해 늘었다. 월가 금융업 전체의 이익도 금융위기 전 수준을 넘어섰다. 바로 이것이 '월가를 점령하자'는 시위의 근원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와 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동원한 온갖 정책의 상당부분이 월가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오바마 정부와 FRB는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대출과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거품이 꺼진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무리한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와 FRB는 월가의 이익과 도덕적 해이만을 늘려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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