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정치사회·세계
  • 기자명 김세종 기자

19대 국회의원 100명, 1년간 ‘떠돌이 생활’

  • 입력 2011.11.01 13:27
  • 댓글 0

의원실 개보수 문제…의원들 ‘자리 쟁탈전’ 예고

내년 5월30일 대한민국 19대 국회 시작과 함께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의원실 개보수 문제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시작과 함께 문을 여는 제2 국회의원회관의 의원실이 전체 의원 수보다 적은 192개여서 부득불 107명의 국회의원은 기존 의원실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 중인 의원회관이 준공된 1989년 당시 각 의원실의 보좌직원은 3명이었다.

그 후 22년이 흘렀고 의원실 지원인력은 9명(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급 비서 1명, 7급 비서 1명, 9급 비서 1명, 인턴 2명)으로 늘어나 25평의 의원실이 비좁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신축되는 제2 의원회관의 의원실은 45평형으로, 기존 의원실의 두 배 가까이 넓어져 의원과 보좌진들은 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새로 지어지는 의원회관은 건축 규모만 지하 5층·지상10층 규모, 연면적 10만6732㎡에 달한다. 비용은 2000억원(현 의원회관 리모델링 비용 포함 2424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이렇게 막대한 세금을 들여 의원회관을 새로 짓는 이유는 현재 사용 중인 의원회관의 의원실이 지나치게 좁기 때문이다.

하지만 299명의 19대 국회의원 모두 새로운 의원실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제2 의원회관에 마련된 의원실은 192개. 따라서 19대 의원 중 107명은 현 의원회관에 있는 의원실 2개를 합쳐 50평형으로 리모델링한 의원실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지만 19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리모델링 의원실을 사용할 수는 없다.

18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29일까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계속하기 때문에 19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 리모델링 공사일정을 잡을 수 없다.

따라서 19대 국회가 시작한 뒤 의원회관의 중앙 엘리베이터홀을 중심으로 한쪽은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까지 리모델링 공사가 실시된다.

대신 그 반대편에서 107명의 의원들이 25평형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내년 6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진행되는 1차 공사가 완료되면 107명의 의원 중 75명이 새로운 의원실에 둥지를 튼다. 나머지 의원들은 2013년 2월부터 7월까지의 2차 공사가 끝나야 넓은 의원실에서 근무하게 된다.

다시 말해 19대 국회의원 중 107명은 최소 9개월에서 최장 14개월을 25평의 좁은 공간에서 생활을 한 뒤 새로운 의원실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2의원회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1년 가량 비좁은 의원실을 사용하는 의원은 누가 될까.

통상적으로 의원실 배정 과정을 살펴 볼 때 19대 초선 의원이 좁은 의원실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사무처는 각 정당의 의석 비율을 고려해 각 층마다 정당별 의원실 구역을 정한 뒤 당에 전달한다. 그 뒤 각 정당은 의원들의 의사에 따라 의원실을 배정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선되는 조건은 ‘다선(多選)’과 ‘고령(高齡)’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18대를 기준으로 볼 때 기존에 있던 의원들이 사용하던 의원실에 머무르고 싶다고 하면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고, 변경을 희망하는 의원들이 있다면 그렇게 해준다”면서 “희망 의원실이 중복될 경우 선수가 높은 순으로 배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직자도 “당헌 당규에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보통 선수가 높고 나이가 많은 의원에게 우선권을 준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19대 초선 의원들은 의원실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작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17대 국회 초선의원은 187명, 18대는 134명이었다. 이는 19대 국회를 시작하며 사용해야 할 25평의 의원실 107개를 채우고도 남는 숫자다.

따라서 19대 국회 초선의원들은 재선·다선 의원들의 2분의 1 규모의 작은 의원실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고, 1년뒤에야 새로운 의원실에 정착하는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3년 7월 공사가 마무리된 뒤 넓어진 리모델링 의원회관과 새롭게 건립된 제2의원회관에 입주한 의원들 사이에 또다시 자리 쟁탈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 의원회관이 국회 중앙 잔디밭으로 향해 있어 전망이 좋아 많은 의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역대 국회의원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로얄층’은 잔디밭 중앙분수대로 향해 있는 현 의원회관의 6~8층으로 분류된다.

의원회관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뒤 여야 중진들이 다시 로얄층을 찾아 현 의원회관으로 다시 입주할 경우 일부 의원들이 의원실을 여러 번 옮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아직까지 현직 의원회관과 제2 의원회관 의원실 배정에 관한 뚜렷한 방침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누가 의원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모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의사를 쉽게 제한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세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