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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김제시보건소 ‘공중보건의’ 확진 사태!

  • 입력 2020.05.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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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초중고 학생이 몇 달째 학교를 못 가는 상황에 김제시보건소 공중보건의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니 한심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수많은 의사·간호사 및 방역·소방인력이 생명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데 이 무슨 날벼락입니까? 더구나 클럽 방문 후 자가격리도, 즉시 검진도 받지 않고 대부분 고령층인 환자 진료까지 했다니 말이 됩니까?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전북은 ‘청정지역’이나 다름없었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공중보건의가 어처구니없는 처신으로 진료를 받은 분들까지 감염위험에 내몰린 것 아닙니까?”

김제시보건소 B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가 이태원 클럽 방문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상당수 도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내용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김제보건소 B지소에서 근무하는 30대 공중보건의 A씨가 지난 5일 오전 3시부터 1시간 45분간 이태원 클럽 방문 후, 코로나에 감염돼 원광대병원에 입원했다. 동행자 5명은 음성판정을 받아 천만다행이다. A씨는 대구지역에 의료지원을 나갔다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김제시보건소 숙소에서 자가격리가 끝나자 지인과 이태원 클럽을 갔다는 것이다. 그는 클럽에서 나와 인근 식당에서 식사 후, 서울 한남동 집에 머물렀고, 오후 3시 용산에서 KTX를 이용해 익산으로 향했고, 6일 보건지소 관사, 7일 보건지소에서 근무했는데 환자 진료를 하지 않았다. 8일(금)과 11일(월)에는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며 다수 환자를 진료했다. 11일 증상이 나타나자 그날 오후 B지소에서 가까운 익산시보건소에서 검진을 했고,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간 A씨 접촉자는 환자와 보건지소 관계자 등 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보건의公衆保健醫는 병역의무 대신 3년간 의사가 없는 농촌이나 도서 지역 무의촌無醫村에서 진료활동을 하는 의사다. ‘국민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1979년부터 실시됐으며, 고령 인구가 대부분이나 인구가 적어 의사가 없는 읍면 주민들은 공중보건의로부터 많은 의료혜택을 받아왔다.

물론 공중보건의도 여가를 활용해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클럽에 갈 수 있다. 시기가 문제다. 전국 어디서나 ‘마스크, 손 씻기, 모든 집회·다중집합소 방문 금지’ 플래카드를 쉽게 볼 수 있다. 대구에서 특정 종교 집회로 확산돼 현지 의료진은 물론 전국에서 자원한 전·현직 의사 및 간호사들은 생명위협을 무릅쓰고 방역 전선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 방역 및 소방관계자 등 정부와 전국 지자체 등도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감염확산에 노력해 왔다. 이런 덕분에 1만 명을 넘어선 확진자 대부분 치료가 끝났고, 사망자도 다른 선진강대국에 비해 훨씬 적어 ‘국민 자긍심’도 크게 향상됐다. 3월부터 등교를 못해 신입생은 초중고 모두 학교에 가보지도 못한 상황이다.

A씨는 방역 첨병으로 노령자가 대부분인 농촌 면 지역 ‘공중보건의’ 신분이다. ‘다중 집합소 방문금지’를 솔선수범해야 할 신분인 그가 코로나가 정점을 찍고 수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해이한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는 것부터 문제다. 다녀왔으면 ‘자가격리’나 ‘검진’이 필수다. 지자체나 보건당국 등에서 “이태원 클럽 방문자는 신고해달라!”고 재난문자 등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 격리도, 신고도, 검진도 없이 환자를 진료했다. 클럽 방문 후, 6일이 지난 11일 오후에야 익산시보건소에서 검진을 받은 것이다. A씨는 원광대병원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게 되자, 전북도는 A씨 동선과 접촉자 등을 추가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 재확산 조짐으로 학생 등교 일정도 늦춰졌다. A씨가 밀접 접촉한 환자와 보건소 직원들도 ‘발등에 불’이다. KTX를 통해 익산에 오는 과정 등 직·간접 추가 접촉자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 그가 밀접 접촉한 보건소 직원들이 다른 주민 진료나 접촉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김제시 B지소에 세워진 선별진료소에는 느닷없는 고령의 주민들이 몰려 긴 행렬을 이루었다. 지소에서 근무하던 공중보건의가 확진 판정을 받자 주민들이 검사를 받으러 몰린 것이다. A씨 진료를 받았거나 그가 밀접 접촉한 다른 보건소 직원과 접촉했던 주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위력은 엄청나다. 한국은 1만여 명 확진자에도 사망자가 250여 명에 그쳤으나 미국은 8만 명이 넘어서는 등 치사율이 매우 높아 영국·이탈리아·러시아·프랑스·독일 등 선진·강대국도 무수한 사망자가 나왔다. 해외 입국자는 자가격리와 검진 등을 통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감염 확산 우려는 여전하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도 전파되고, 무증상 감염도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안 모이고 안 만나는 것이 상책이다.”

코로나가 종식돼야 내수 및 수출입 등도 살아난다. 사랑하는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환자를 진료할 공중보건의가 클럽을 방문하고, 자가격리나 신속 검진 등 필수사항을 지키지 않아 전북도와 14개 시군 지자체 등이 혼신의 노력을 다한 코로나 방역과 종식이 지연될지 우려된다. ‘공중보건의’ 코로나 확진 사태에 한심함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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