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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원자력 홍보, 신뢰와 소통을 최우선으로

  • 입력 2012.07.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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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불과 몇 개월 후 희망에 찼던 원자력 산업계는 날개없이 추락하는 비행기와 같았다. 일본 대지진에 기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원자력 산업의 미래에 찬물을 끼얻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당시 생중계로 후쿠시마 사고를 보던 중 콘크리트 건물이 폭발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아직도 그 느낌은 지울 수 없는 듯하다. 아마 대다수의 국민들도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나와 가까운 친척 중에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사촌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있고난 후 좀 지나서 사촌과 원자력발전소에 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평소 그 친척과는 살아가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에 이번에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다.

많은 기술 용어와 일본 원전과의 다른 점을 부각시키면서 나를 이해시키려 노력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대화하는 동안 복잡하고 생소한 원리와 기술용어에 다소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으나, 설명하는 내내 원전 노동자로서의 자부심과 안전에 대한 확신은 결의에 차있을 정도였다.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건 사실이다.

후쿠시마 사건 이후로 한국에서 운영중인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전정지가 됐다는 뉴스가 심상치 않게 들려온다. 문득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적 호기심이라 할까? 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는 친척에게 물어보았다. 후쿠시마 이전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정지된 사례가 없는가 하고 말이다. 과거에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을 뿐 발전소는 불시정지 될 수 있고 점차 원전 정비기술의 향상과 더불어 감소추세에 있다는 말이었다.

사실 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원자력발전소가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다. 나를 이 분야에 관심갖게 한 것은 다름아닌 매스컴이었다. 원자력발전소의 수출을 통해 국가의 부를 창출한다던 매스컴, 어느 순간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홍보하는 매스컴, 대중매체의 양면성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대한민국의 대중들은 매스컴의 홍보에 따라 이리 저리 떠다니는 표류자의 신세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홍보는 대중을 선동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홍보의 역사는 20세기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었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는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홍보의 기술을 적극 사용했다고 한다. 홍보라는 기술을 통해 대중을 선동하고 정권을 장악하였다고 하니 홍보라는 기술이 무섭고 섬뜩하다고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홍보라는 것은 어떻게 사용해야 될 것인가?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포장하는 홍보라면 그것은 ‘악’일 것이다. 그러나 진실을 널리 펼치는 행위라면 ‘선’일 것이다.

몇 달전 내 사촌과 나눈 원자력 관련 대화에서 나는 되도록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친척 또한 많은 정보와 자료를 통해 나를 이해시키려 했다. 신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했던 것 같다. 부분적으로 이해된 부분도 있었고 여전히 어려워서 이해를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원자력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상당부분 공감하는 입장에 있다. 물론 원자력노동자인 친척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면도 있다.

향후 원자력 산업계가 후쿠시마 사건 이전으로 돌아가 대다수 대중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비록 원자력분야에 대해서 크게 아는 바는 없으나, 일반 대중의 시각에서 원자력 홍보의 방향에 대해서 감히 제언해 보고자 한다.

첫째, 대중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콩으로 메주를 쓴다해도 믿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신뢰가 무너지면 명백한 사실이라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원자력발전소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을 알고 있다. 몇몇 개인의 탐욕이 원자력 전체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다. 물론 대부분의 성실한 노동자들은 억울한 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쉽게 선동되게 된다. 원자력 산업계 스스로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대국민 신뢰회복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둘째, 대중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소통은 무통이고 불통은 고통이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 원자력분야 또한 대외 소통채널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쉽고 빠르고 편하게 접할 기회는 없는 듯 하다. 일반 대중과 원자력 노동자의 지식과 정보의 양이 차이가 날 때는 소통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없다. 일방적인 정보의 전달보다는 대중들과 함께할 수 있는 양방향 소통 채널의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에서 전기발전량의 40% 정도를 원자력발전소에서 담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과 공기가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것처럼, 전기 또한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알지 못한 것 같다. 비록, 원자력 발전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조금은 부정적인 것 같지만 원자력 산업계가 신뢰와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대중과 함께 한다면 곧 대중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다시 한번 묵묵히 맡은바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원전 노동자들에 대한 노고와 노력에는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조속한 시일내에 원자력산업계가 대중들의 기대와 응원을 받을 날이 올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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