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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박정대의 ‘그대의 발명’ 해설

  • 입력 2020.06.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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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발명 / 박정대

 

  느티나무 잎사귀 속으로 노오랗게 가을이 밀려와 우리 집 마당은 옆구리가 화안합니다

  그 환함 속으로 밀려왔다 또 밀려 나가는 이 가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한 장의 음악입니다

 

  누가 고독을 발명했습니까 지금 보이는 것들이 다 음악입니다

  나는 지금 느티나무 잎사귀가 되어 고독처럼 알뜰한 음악을 연주합니다

 

  누가 저녁을 발명했습니까 누가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사다리 삼아서 저 밤하늘에 있는 초저녁 별들을 발명했습니까

 

  그대를 꿈꾸어도 그대에게 가닿을 수 없는 마음이 여러 곡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저녁입니다

  음악이 있어 그대는 행복합니까 세상의 아주 사소한 움직임도 음악이 되는 저녁,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누워서 그대를 발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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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도대체 누가 그대라는 신묘한 것을 발명했습니까? 내 초라한 마당을 환하게 하고,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앞이 하얗게 변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게 하는 그대를 누가 발명했습니까? 누워 있어도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고, “가닿을 수 없는 마음이 여러 곡의 음악을만들게 하는 그대를 누가 발명했습니까?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사다리 삼아서” “초저녁 별에 닿을 수 있게 만드는 그대를 대체 누가 발명했습니까? 그리워할 그대를 가진 우리는 모두 위대한 발명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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