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수첩
  • 기자명 김주환 기자

[기자수첩] 지방소도시의 '장마'는 '장마'가 아닌 '악마'

  • 입력 2020.08.14 11:13
  • 수정 2020.08.16 12:51
  • 댓글 0
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내외일보] 김주환 기자 = 올해 장마가 8월 12일 50일째를 기록하며 역대 최장기간으로 기록됐다. 기존의 최장 기록이었던 1998년 6월 시작한 47일간의 장마를 뛰어넘는 기간이다.

이렇게 긴 장마는 한 지역이 아니라 중부 남부를 가리지 않았고,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수재민들의 아우성이 남았다.

강수량은 하루에 150mm가 넘은 날이 15일이나 된다고 한다.

피해지역은 변함없이 농촌마을과 산촌마을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220여 곳에서 집중호우가 나타났다. 지난달 24일에는 향로봉 460mm, 미시령 417mm, 진부령 389mm 등 산악지역 여러 곳에서 하루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저지대 주민들의 피해가 커졌다.

또한 장마기간 제5호 태풍 '장미'와 제6호 태풍 '메칼라'가 연이어 한반도에 영양을 주면서 한반도 상공의 수증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로 유입됐다. 이에 전국에 산발적으로 많은 비가 뿌려져 결국 이재민이 7.000여명이나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농경지 및 가옥의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피해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읍면동단위로 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나 재난지역으로 선포가 되더라도 피해액의 몇 퍼센트나 지원을 받을까 의문이다.

또한 재난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재난지역에 못지않은 피해를 입은 농가는 지원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지역들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과수농가들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아니면 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행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복숭아재배 농민은 계속되는 장마 비로 인해 약 45%가 낙과되었고, 당도가 예년에 비해 30% 떨어져 상품으로 시장에 유통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 앞이 캄캄한 실정이다.

이러한 농촌 소외 문제들이 농촌을 버리고 도심으로 인구가 밀집되는 악순환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정부는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그저 부동산이라는 틀에 갇힌채 부동산을 주물럭거려 인구 분산정책을 편다고 하니, 실패의 부메랑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까 우려스럽다.

실제로 지방 군소도시 및 농촌 등의 삶의 질이 어느정도만 보장된다면 수도권을 떠나고자하는 이들은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다.

당국은 이번 장마로 인한 대도시의 피해지역과 군소도시 및 농촌의 피해지역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해보며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강가에 살아도 도심에서는 물난리가 구경거리가 될 수도 있다. 교통통제로 잠시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농촌에게 물난리는 저수지 강둑 붕괴, 댐방수 등으로 집이 물에 떠내려가고 가축이 몰살당하고 급기야 인명까지 빼앗는 현실의 '악마'다.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부의 고위 관료들에게 묻고 싶다. 악마(재해)를 피해서 도심으로 이주하는 이들을 도대체 무엇으로 막을까 그러고도 인구 지방 분산정책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