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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 기자명 이수한

66년만에 설악산으로 환지본처 “신흥사 영산회상도, 시왕도”

  • 입력 2020.08.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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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미군 의해 무단반출돼 미국 LA 라크마 미술관서 소장

7월29일 인천공항 통해 귀국

8월28일 속초 신흥사로 귀향

9월20일 신흥사서 환영법회

[내외일보] 이수한 기자 = 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반출됐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만에 환지본처한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8월28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불교중앙박물관을 출발해 8월28일 오후 2시경 신흥사 산문에 도착할 예정이다. 신흥사 산문에 도착하면 목탁과 요령을 든 의식하는 스님 2명이 선두에 서고 신흥사 대중 스님 8명이 영산회상도를 나눠 들어서 이운하게 된다. 또한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 위원회 4명, 포교사 4명이 시왕도를 나눠 들고 스님들 뒤를 따라 이운하게 된다.

이운 순서는 신흥사 산문을 출발해 청동대불, 금강교, 사천왕문, 보제루 등을 거쳐 극락보전 앞으로 이운하게 된다. 영산회상도를 원소장처인 극락보전 불단 위에 잠시 올려 놓은 뒤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를 축하하고 남북통일과 코로나19 조기 종식, 속초시 발전 등을 발원할 예정이다. 시왕도 또한 원소장처인 명부전으로 이운한 뒤 간단하게 의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신흥사 유물전시관으로 다시 이운하게 된다. 신흥사는 9월20일(일요일) 오전 11시 경내 극락보전에서 여법하게 환영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전 9시부터 천도의식을 먼저 진행한 뒤 오전 11시 사부대중이 함께 참여하는 환영법회를 거행할 예정이다.

한편 신흥사는 향후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주요 전각에 봉안해 불자들의 신심 증장을 위한 예경의 대상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훼손이 심한 시왕도 3점은 문화재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 신흥사 영산회상도 및 시왕도 안내

신흥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1755년(영조 31년) 6월에 그렸다는 발문(跋文)이 선명한 가로 4.064m, 세로 3.353m 크기의 초대형 불화이다. 신흥사 본전인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호)의 후불화로 법당을 장엄했지만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6월과 10월 사이에 미군에 의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으로 무단반출돼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수장고에 소장중이던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6개 큰 조각과 파편으로 나눠진 채 발견됐다. CJ그룹 후원으로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2010년 9월부터 1년 여 동안 라크마로 건너가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가장 시기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불화의 규모와 화격에 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신흥사는 10년 전부터 영산회상도 환두를 준비해왔으며, 조계종 종단과 함께 2015년 1월 미국 라크마 측에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반환을 공식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협상을 통해 지난 7월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환수하게 됐다. 이는 신흥사와 조계종, 강원도, 속초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 불교계와 지자체, 정부기관, NGO 등이 협력해 일군 값진 성과이다.

영산회상도와 함께 환수된 신흥사 시왕도(十王圖)는 1798년(정조 22년) 가로 124.4cm, 세로 93.9cm 크기로 조성돼 명부전을 장엄했다. 시왕도는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려 명부전에 주로 모셔져 있다. 신흥사 시왕도는 명부전 중앙의 지장보살도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1·3·5·7·9대왕이, 우측으로 2·4·6·8·10대왕이 차례로 모셔져 있었다. 신흥사 시왕도는 한폭에 3명 또는 2명의 대왕이 그려져 있다. 즉 1·3·5대왕이 한 화폭, 7·9대왕이 또 다른 화폭에, 2·4·6대왕이 또 다른 화폭에, 8·10대왕이 또 다른 화폭에 나눠져 그려져 있다. 이번에 환수한 시왕도는 이 가운데 2·4·6대왕도, 3·5대왕도, 9대왕도로, 전체 4화폭 10대왕 가운데 3화폭 6대왕을 환수한 것이다. 이 가운데 2·4·6대왕도는 복원처리를 거쳤지만 나머지 3점은 박리 등 일부 훼손돼 복원처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나머지 시왕도(4점)는 미국 내 다른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후 환수 절차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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