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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엔화 강세와 일본 정부의 대규모 시장개입

  • 입력 2011.11.0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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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경제연구소 일본경제센터장 박 명 훈

일본 정부와 일본 은행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30분에 엔화 환율이 달러당 75엔대로 진입함에 따라 7~8조엔, 달러 환산으로 1,000억 달러 전후 수준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 규모는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른 것이지만 하루 시장개입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보인다. 이 여파로 75엔대로 치솟던 일본 엔화는 시장개입 직후 달러당 79엔대까지 치솟았다가 장 마감 직전에는 78엔대로 다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다음 날인 지난 1일에는 78엔대에서 일단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루가 지난 11월 1일,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엔화 환율 움직임에 따라 계속 개입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시장개입과 관련하여 투기 세력에 의한 시장교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장개입은 미국 및 유럽연합 등과 사전 협의 없이 일본 정부의 단독결정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3~4일 프랑스 칸느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의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은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이 결과적으로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개입을 통해 일본 정부는 일본 수출기업들이 보유한 달러를 75엔대로 매입 해준 셈이다. 즉, 일본 정부가 일본 수출기업들에게 달러당 4엔 이상 보조금을 시장개입이라는 형태로 공공연하게 지급해준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엔화가 받는 강세 압력 가운데에는 중국 위안화가 받아야 할 압력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일본 엔화에 몰리는 강세압력의 일부분은 중국 위안화로 분산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안화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율관리 정책으로 인해 절상 속도가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에 위안화 절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6.32위안대로 매우 완만한 속도로 절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올 연말까지는 달러당 6.2위안 전후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일본 엔화는 일본정부의 대규모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머지않아 달러당 75엔대로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 이유는 일본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 환율이 90엔대 진입 때문에도 시장개입을 했으며, 2010년에 80엔대 진입 때에도 시장개입을 했다. 그리고, 올 8월에 70엔대에 진입할 때에도 시장개입을 했으며, 이번에 75엔대 진입하자 다시 시장개입에 나선 것이다.

즉 일본 정부는 엔화 강세가 한고비를 넘길 때마다 시장개입을 해온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엔화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것은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이 엔화가 새로운 강세 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 국내의 경제정세를 감안할 경우 일본 엔화의 강세기조는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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