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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민주주의 꽃, ‘선거’에 대한 단상

  • 입력 2020.11.10 16:25
  • 수정 2020.12.0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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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세종교육원 백현종 교수

농협 세종교육원 백현종 교수

[내외일보]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듣고 자랐다. 꽃으로 표현한 이유는 여럿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라는 의미일 것이다.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 생각의 다양성등 민주주의 체제가 갖는 여러 가지 장점중에서도 선거로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가장 드러내는 제도일 것이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우리보다 훨씬 앞서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선진국 답지않은 매우 실망스런 모습이다. 차기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로 결정되었지만 상대인 현직 대통령은 승복을 하지 않고 있어 취임식이 제대로 진행될까 우려된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선거 내내 보여준 트럼트 대통령의 유세활동에 비추어 어느 정도 예견된 모습이긴 해도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승복하지 못하는 모습은 대인배의 풍모가 아니다. 누구보다 승부사 기질을 갖추었다고 알려진 그가 현재의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고 역전을 기대하는 것일까?

이번 미국의 대선은 그 결과만큼이나 국민들을 둘로 나누는 선거였던 것 같다. 그래서 바이든 후보는 승리가 확실해지자 제일 먼저 국민 통합을 강조하였지만, 깨지기는 쉬어도 합쳐지기는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분열의 마음은 우리에게도 존재한다. 그 갈등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지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이후로 더욱 공고해진 진영간의 갈등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나아지기는커녕 그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이러다가 나라가 둘로 쪼개지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의 극한 감정 대립이 지금도 있다. 상대방 진영에 대한 저주의 말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익명성에 기대어 더욱 자극적이고 과격해지고 있다.

국민들이 이렇게 분열되는 데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 대화와 설득이라는 타협의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매번 반대를 위한 반대, 그리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선거에 당선되고 나면 당선자들이 늘 하는 말이 통합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비난은 이제 잊고 서로 힘을 합하여 함께 나아가자고 한다. 정작 자신은 분열된 유권자들을 통합시키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방법을 제시하였는지 반성할 일이다.

정치인들의 선거 전 ·후 태도 돌변은 우리 유권자들이 그동안 심판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평상시에는 비판도 하고 쓴소리도 하지만, 정착 투표소에서는 편가르기 식으로 해 왔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선거때만 읍소하고 선거가 끝나면 권력자로 돌변해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약간의 희망을 보았다. 그동안 막말로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었던 정치인들을 단죄하였던 것이다. 선거가 진정한 꽃이 되려면 과정의 공정성과 같은 외형의 문제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심판자로서의 내면의 공정성도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꽃의 아름다움을 곡해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절차의 공정성만 부각한 것은 아닌지.

자질이 부족하거나 공약은 형편 없지만  지지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투표하는 행위는 이제 우리 스스로 멈추어야 한다. 묻지마 식 투표는  민주주주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또 하나, 선거가 민주주의 꽃이 되기 위해서는 그 결과에 대하여 승복해야 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선거에 패하게 되면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럴수록 성숙한 이성의 태도로 감정을 다스려야한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시민의 올바른 자세이다.

승리한 자에게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패배자에게는 아낌없는 위로를 해 주는 모습이야말로 아름다운 꽃으로서의 선거가 갖는 매력일 것이다. 정치인들이 못한다면 우리 유권자만이라도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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