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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수한

대한불교 조계종 종단본 '불교성전' 봉정식

  • 입력 2021.02.25 13:43
  • 수정 2021.02.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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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5(2021)년 2월 24일(수) 오후 4시, 조계사 대웅전

[내외일보] 이수한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원행스님)는 불기2565(2021)년 2월 24일(수) 오후 4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단본 <불교성전> 봉정식을 봉행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불교성전은 종단본으로서는 처음 출간되는 성전이다.

1972년 동국역경원에서 불교성전을 발간하였지만 어느덧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오면서, 시대의 흐름과 감각 그리고 현대적인 언어를 반영한 우리말 불교교리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사부대중의 뜻을 반영하여 종단에서는 불기2562(2018)년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 종령을 제정하고, 편찬기금을 설치하였다.

불기2563(2019)년 1월 편찬추진위가 출범하고 상임위원, 기획위원, 전문위원들이 30여 차례의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지혜를 모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경율론 삼장과 선어록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부처님과 선지식들의 말씀을 발췌하였다.

종단본 불교성전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가섭 존자가 주도하였던 칠엽굴에서의 제1차 결집, 스리랑카 스님들이 야자나무 잎에 부처님 말씀을 새겨서 패엽경을 만들었던 정신, 중국인들이 인도 스님들을 법사로 모시고 한문 대장경을 결집했던 열정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초조대장경, 팔만대장경을 새겼던 숭고한 마음을 계승하였다.

종단본 불교성전은 기존에 유통되던 불교성전들이 한역대장경에 기초를 두었던 것에 비해서, 니까야 등 현대불교학의 연구와 번역 성과를 반영하였다. 또한 현대 사회에 필요한 주제별 키워드를 선정하여 해당 내용을 율장, 초기경전, 대승경전, 선어록에서 발췌했다. 따라서 종단본 불교성전은 종파불교적 관점을 벗어나 통합불교, 회통불교의 특성을 살렸다고 할 수 있다. (예: 제4장 ?불국토의 구현?은 생명, 평화, 정의, 화합, 화쟁 등 현대사회에 필요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종단본 불교성전이 새로운 법보(法寶)를 만들어가는 모델이 되기를 희망하며, 불교성전 봉정식을 봉행했다.

 

고 불 문

우러러 생각하니,
부처님께옵서는 진여의 청정법계에서 자비의 구름으로 피어나 삼천세계를 덮으시고, 진리의 비를 내려 팔만사천 번뇌를 씻으시며, 끝없는 고해의 중생을 건지시어 구하고 바라는 것 모두 이루게 하시옵니다.

불기 2565년 2월 24일 석가여래 유교제자 대한불교조계종 사부대중은 불교성전 봉정식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고 새로운 포교지평을 열고자, 시방에 아니 계신 곳 없으시고 삼세에 단절 없으시는 부처님께 삼가 아뢰옵니다.

부처님이시여! 한반도에 부처님의 법음이 전해온 지도 1700여 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한국불교도 이제는 새로운 세상과 시대에 어울리는 경전을 통해 전법의 길을 열어야 하는 시절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상은 날로 급변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은 점점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있는 숭고한 가치를 알리기 위하여 오늘 날의 언어로 중생들에게 진정한 위로를 주고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종단본 불교성전을 편찬하였습니다.

 오늘 지극정성으로 봉정식을 거행하며 신묘한 가피를 바라는 저희들은 종단본 불교성전이 우리 불자들이 항상 수지하고 독송하는 경전이 되고,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깨달음의 울림을 주는 책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역사적인 길에 불보살님께서 지혜의 광명을 
비춰주시옵기를 간절히 청하오니, 
불보살님이시여, 자비를 드리우사 보호하고 증명하여 주시옵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2565(2021)년 2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        

 

편 찬 사

17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한반도에 전해진 이래, 불교는 무수한 사람들을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왔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가르침이기에 우리 선조들은 여러 차례 대장경을 새겨 부처님의 가르침을 후대에 전해왔던 것입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한문 대장경을 결집하였고, 남방에서는 팔리어로 대장경을 결집하였습니다. 이처럼 많은 나라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대장경을 결집한 것이야말로 불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경전을 기록한 한자 위주로 전승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그 사정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한글 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한문을 대표적인 문자로 사용하였지만, 이제는 한 문을 해석하는 것은 그만두고, 한글과 한자를 병기하는 것조차 낯설어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한글로 번역된 경전을 편찬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팔리어로 기록된 초기경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제는 새로운 교상판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불자들이 손쉽게 불교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불교성전》을 출간하자는 대중의 요구가 높아졌습니다. 한국 불교계에서는 1972년 동국역경원본 《불교성전》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사업이었으나, 어느덧 초판이 나온 지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새로운 《불교성전》을 발간하라는 사부대중의 요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기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종단은 지난 2019년 4월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성전 편찬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였던 것입니다. 새롭게 대장경을 만든다는 각오로 교계의 대덕스님과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대작불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에 발간하는 종단본 《불교성전》은 기존의 성전들과 중요한 차별점이 있습니다. 기존의 성전들은 초기경전, 대승경전, 선어록이라는 전통적인 시대 흐름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단본 《불교성전》은 각 주제 별로 초기경전, 대승경전, 선어록 등을 망라하여 수록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주제 안에서 여러 불교 전통의 교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만, 많은 분들의 순수한 열정과 의지 덕분에 원만하게 회향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부처님께서는 60명의 제자를 모아놓고 전법선언을 하시면서 “두 사람이 한 길로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더 많은 길로 전법의 여정을 떠나라는 적극적인 가르침입니다. 《불교성전》은 가장 뛰어난 전법 수단입니다. 정보통신이 발달하여 다양 한 매체가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공신력을 갖춘 성전보다 더 뛰어 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튼튼한 과일나무에서 많은 열매가 열리는 것처럼, 《불교성전》을 토대로 경전 독송 운동, 법회 자료, 신도 교육 자료, 전법 수단 활용 등 수많은 교화 방법이 개발되리라 믿습니다.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의 증명이신 종정예하, 추진위원장이신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해서 상임위원, 기획위원, 전문위원으로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종단 안팎에서 저희를 격려해주시고, 때로는 아낌없는 질책을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불교성전》발간 공덕을 모든 불자님들에게 회향하오며, 종단본 《불교성전》을 사부대중과 함께 삼보님 앞에 봉정하옵니다. 

불기 2565(2021)년 2월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간 행 사
2019년 4월, 한국미래불교의 초석을 쌓는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가 출범한 이래 그 결실로 《불교성전》 발간이라는 뜻깊은 날을 맞이하였습니다. 

성전 편찬 사업은 종정예하를 증명으로 모시고, 대덕스님과 각계의 전문가 삼십분을 상임위원, 기획위원, 전문위원으로 초빙하여 현철賢哲한 지혜를 빈틈없이 받들어가며 진행됐습니다. 지난 2년간, 13차례의 중요한 회의를 거쳤고, 소규모 회의까지 합하면 서른 번 가까이 모여 공의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삼보님과 사부대중 앞에 《불교성전》을 봉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불교의 경전은 팔만대장경이라 통칭되는 방대한 분량과 심오함으로 인해 불자들이 선뜻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불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구성한 한 권의 성전이 필요하다는 대중의 요구가 잇따랐습니다. 그간 ‘불교성전’이란 이름으로 기존에 다양한 판본이 출간된 바 있으나, 편찬 주체의 대표성, 내용의 정확성, 시대적 변화의 수용 여부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 되었습니다. 그래서 종단적 차원에서 새로운 성전의 편찬을 주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발간하는 《불교성전》은 경율론 삼장에 전하는 부처님과 선지식들의 주옥같은 말씀을 추린 것입니다. 대장경을 일람하여 법문을 발췌하고, 이를 다시 거듭 검토하여 공통분모를 선별하는 작업은 마치 옛날 역장譯場에서 범어 경전을 번역하던 스님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과거의 역장에는 범본 삼장을 읽고 풀이하는 역주譯主, 역주와 함께 그 의미를 살피는 증의證義, 문장의 정밀함을 살피는 증문證文, 범문을 자세히 살피는 범학승梵學僧, 현지어로 받아쓰는 필수筆受, 번역된 글을 문법에 맞게 구성하는 철문綴文, 범문과 한문을 대조하여 오류가 없도록 교정하는 참역參譯, 산만한 문장을 다듬고 정리하는 간정刊定, 번역된 문장을 아름답게 다듬는 윤문潤文 등 아홉 명의 소임자가 열의와 성심으로 성전 편찬에 참여하여 각자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셨습니다. 

세간에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책’이란 말이 있습니다. 저는 ‘불자를 불자답게 만드는 것이 불교성전’이란 말을 하고 싶습니다. 《불교성전》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한 차원 더 신심이 깊어지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에서는 “경을 베끼고, 수지하며, 독송하고 남을 위해 설해준다면 그 복덕이 어떠하겠는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복덕이 무량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하물며 삼장의 정수를 추린 《불교성전》을 수지 독송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권유하는 공덕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불교성전》이 우리 불자님들의 신행 활동에 새로운 장을 열어드릴 것입니다. 

이번 대작불사의 증명을 맡아주신 종정예하, 상임위원장으로 실무를 총괄하셨던 지홍스님, 그리고 여러 대덕스님과 전문가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음으로 양으로 성전 편찬 사업을 돕기 위해 애쓰셨던 모든 분에게도 치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청명한 불국토를 아우르는 전국 곳곳의 사찰 법회마다 《불교성전》을 독송하고 연찬하면서, 함께하신 불자님들이 무명無明의 가슴을 휘돌아 법열法悅에 넘치는 날이 도래할 것을 기대하면서, 종단본 《불교성전》의 원만회향을 삼보님과 사부대중에게 고합니다. 

불기 2565(2021)년 2월 
불교성전편찬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佛敎聖典 大韓佛敎曹溪宗 宗正法語

建法幢立向上宗旨(건법당립향상종지)는 錦上添花(금상첨화)요 
透過荊棘林(투과형극림)하고 解開佛祖縛(해개불조박)하면 
得隱密田地(득은밀전지)리니. 
諸天捧花無路(제천봉화무로)하고 外道潛窺無門(외도잠규무문)이라. 
什麽人 恁麽來(십마인 임마래)오? 

법의 깃발을 세우고 향상向上의 종지宗旨를 세움은  비단 위에 꽃을 더함이요. 
가시덤불을 뚫어 지나가고 
부처님과 조사의 얽힘을 풀어 열면 
은밀한 땅을 얻으리니. 
모든 하늘 천신이 꽃을 올리려 해도 길이 없고, 
외도들이 가만히 엿보려 해도 문이 없는지라. 
어떤 사람이 이렇게 옴인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2,600년 전에 설산雪山에서 6년의 용맹정진 끝에 일념삼매에 들어 납월 팔일 새벽 동쪽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고 깨달으신 광대무변한 그 진리의 법法은 감출 수도 없고 덮을 수도 없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미래제未來際가 다하도록 변함이 없음이라. 

그러하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시대의 조류가 바뀌고 삶의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성전이 시절인연에 부합하고 중생들의 요구에 조응照應하여 새로이 편찬되니 부처님법이 높이 선양宣揚되고 면면부절綿綿不絶할 것이라. 

모든 불자佛子여! 
인생 백 년이 길다고 해도 화두참선하는 한나절의 한가로움에 미치지 못하니 부처님의 경지를 수용하고자 할진댄,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 하고 이 화두를 일상생활 속에서 가나오나 앉으나 서나 일체처一切處 일체시一切時에 챙기고 의심하여 일념삼매가 지속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지어다. 


佛紀 2565(2021)年 2月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 法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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