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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어순화’ 방송과 뉴미디어가 앞장서야

  • 입력 2011.11.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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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단의 사회현상을 직감 할 수 있는 잣대가 곧 바로 일상생활의 언어현상이다. 한국교육총연합회와 EBS가 중고등생 등교 후 점심시간까지 4시간 동안 대화를 녹음한 결과, 평균 75초에 한 번씩 욕을 하고, 1시간에 49차례나 욕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1분마다 욕설을 한다는 것은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올해 초 여성가족부 보고서에서도 청소년의 74%가 매일 욕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을 전혀 하지않는 경우가 5%밖에 안된다니, 청소년들은 욕을 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으로 봐야 하겠다. 욕설하는 이유는 “남들이 하니까”, “스트레스가 해소되니까”, “친근감이 가니까”, “아예 습관성”이라는 답변들이다. 더구나 평소 사용하는 욕설의 의미나 내용이 그렇게 나쁜것인줄은 모르고 그냥 습관적으로 사용했다는 학생들이 있었다.
 
또한 여학생들이 남학생 못지않게 욕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조사한 결과, 남학생의 32%, 여학생 26%가 “습관적으로 욕을 한다”고 했다.
 
급기야 교육과학부에서 청소년들의 언어오염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욕을 많이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올려 상급학교 진학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이긴 하나, 오죽하면 정부에서 이런 대책까지 내놓았을까. 문제아나 모범생까지도 욕설이 심각하다는 비판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이 욕설을 모방한 것은, 인터넷, 온라인게임과 영화, TV드라마 등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접속도가 높은 포털사이트들도 욕설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이버 공간이다.   

우리나라 청소년관람이 가능한 영화의 폭력적 언어분석 결과, 최근 10년 동안 욕설이 2배 이상 많아지고, 욕의 강도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언어폭력 대책 공청회를 열고, 영화계의 의견을 모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세살버릇 여든까지라고 했다. 빗나간 언어는 빗나간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빗나간 인생이 된다는 것을 가정과 학교에서 깊이 인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포털업체와 게임·영화제작사 등 미디어업체들도 다같이 우리 청소년들을 밝고 건겅한 언어생활로 미래 한국의 주역으로 이끌어 가는데 힘을 모아야 하겠다.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방송프로그램을 통한 방송언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예능프로그램이 3,500건, 드라마가 1,800건이 저속한 언어표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매월 시청자동향분석을 보면 방송언어에 대한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방송언어심의에서 대표적인 지적사항은 욕설과 반말, 비속어 등 막말들이 걸러지지 않은 채 방송되고 있다.

언어는 곧 그 시대의 문화적 표상이다. 올바른 방송언어로 건강한 방송문화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욕설을 많이하는 학생을 진학에 불이익을 준다는 정부의 대책이 있기 이전에, 가정과 학교는 물론 언어오염에 영향을 끼친 방송과 각종 미디어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언어순화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건겅한 언어가 밝은 사회와 건강한 국가를 건설한다.

<최충웅 본보논설위원 주요약력>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특별 위원장   
〃  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석좌교수
〃  KNS뉴스통신 편집인 사장
〃  한국방송통신학회 수석 부회장
〃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출강
〃  YTN 미디어비평-TV칼럼리스터

(저서)
「텔레비젼 제작실무론」,  1999. 12. 17, 나남출판사
개정판「텔레비젼 제작실무론」,  2006. 9. 10, 나남출판사
(공저) 
「KBS사원 연수교재 Ⅰ·Ⅱ집」, KBS연수원
「방송영상제작 교재집 Ⅰ·Ⅱ·Ⅲ집」, KIPA디렉터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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