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원가는 123원이다. 그러나 대개 3000원 전후의 가격을 지불하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 마신다. 습관적으로 비싼 값의 커피를 사 마시지만 과연 그만큼의 가치를 충분히 누리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언제까지 낭만 없이, 똑같은 커피만 무심히 들이킬 것인가? ‘커피, 치명적인 검은 유혹’에 그 해답이 나와 있다.
바리스타 K라는 인물의 비망록을 입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가 파는 커피는 평범한 커피가 아니다. 랭보 커피, 에드바르 뭉크 커피, 헤르만 헤세 커피, 빈센트 반 고흐 커피, 이효석의 향 커피, 이상의 제비다방 커피, 이사도라 던컨 커피…. 문화예술계 명사들의 이름을 달고 있는 커피 속에는 바리스타 K만이 담아낼 수 있는 무향의 첨가물이 들어있다.
스무 잔의 문화와 예술에 얽힌 커피 이야기는 당시 예술가들에게 커피가 어떤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해 준다. 각 잔이 끝날 때마다 첨부된 아트 레시피를 통해서는 직접 그 시대의 분위기가 스민 커피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김용범 지음. 채륜서 펴냄.